신문의 문화재 기사 모아 10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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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근년 문화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이 방면의 아마추어도 상당히 늘어나 자료집을 출판하는 경우까지 생겼다.
부산은행 서울 지점에서 수위로 근무하는 박영순씨(38)는 최근『고고미술 관계 중요 기사 발췌 목록』제1집을 냈는데, 이는 1963년부터 73년에 이르는 10년간의 각 신문에서 문화재 관계의 기사 제목만을 모은 것.
국민학교를 나왔을 뿐인 박씨는 이 분야의 전문적인 교양을 가진 것도 아니지만『독학 과정에서 긴요한 기사들이기 때문에 수집』하다보니 이제는 많은 분량이 되었고 『그나마 동호인들에게 자료가 될까하여 정리했다』고 그 서두에 밝혔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형편으로는 버젓한 출판물로 꾸밀 처지도 안돼 친구의 도움을 받아 46면을 프린트하였다. 4 6배판 크기로 박씨는 얼마 안 되는 봉급이지만 꼬박꼬박 여러 신문을 사서 스크랩하는 것이 취미라 했다. 부분적으로는 누락된 것이 적지 않지만 직장에 매여있는 처지라서 그를 보충할 틈이 전혀 없다는 고충을 말했다.
그의 이같은 작업의 시초는 시인 청마 유치환 교장 밑에서 조원사 노릇을 할 당시 감화 받은 데 기인한다고. 그는 비단 문화재뿐만 아니고 서지·현대미술 관계 스크랩도 정리해 목록 집을 낼 예정이라고 말한다.
프린트 과정까지 모두 자기 손으로 해낸 이번 문화재 기사 목록집은 비용 관계로 2백부 한정판. 더구나 무료 증정 분이기 때문에 그 배본을 월간 문화재사(서울 관수동 3의 5 25-7311) 에 의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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