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질병은 예고 없이 습격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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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어느 때나 마찬가지긴 하지만 특히 기온이 급강하하는 겨울철이 되면 종합병원 응급실의 의사들은 모두 바짝 긴장한다.
겨울철에는 의식을 잃은 채 갑자기 쓰러진 중년기 이후의 사람들이 들것에 실려 황망스럽게 응급실로 들이닥치는 예가 흔하기 때문이다.
이들 환자의 대부분은 치명적이거나 팔·다리의 마비·언어 장애·시각 장애와 같은 심각하고 참혹한 증상을 보이게 마련이다.
갑자기 혈압이 치솟아 동맥경화증으로 약해진 뇌혈관을 파열시켜 뇌 안에 출혈이 일어나기 때문에 초래되는 현상이다. 흔히들 말하는 중풍이라는 것도 이와 같은 뇌혈 관계 사고를 뜻한다.
중년기 이후의 건강에 가장 위협이 되는 질병을 중풍이라고 말한다고 해서 조금도 지나치지 않다. 그만큼 발생빈도도 높고 또 치명상을 입히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왜 겨울철에 유난히 중풍의 습격이 늘어나는지 확실히 설명할 길은 없다. 다만 겨울철의 급격한 기온강하가 혈압을 동요시킨다는 주장에 대해 아무도 이의를 재기하지 않는 것만은 사실이다. 곧 겨울철에는 일반적으로 혈압이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 따라서 평소에 고혈압과 동맥경화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라면 겨울철에는 특히 혈압관리를 철저히 해서 혈압이 오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는 정기적으로 자기 혈압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기온의 변화에 따른 혈압의 동요를 막기 위해서는 마른 수건으로 전신의 피부를 「마사지」한다든지, 1분씩 교대로 하는 온 냉욕이 적극 권장되기도 한다.
물론 과로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과로는 금물이다.
중년기 이후의 겨울철 질병 가운데 대표급인 중풍은 결코 예고하지 않고 습격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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