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신정연휴의 정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박 대통령 서울서 3일 보내>
박정희 대통령은 정초 지방 나들이를 하지 않고 연휴 사흘간을 서울에서 보냈다.
김 총리도 1일 상오 국무위원 몇 사람의 인사를 받은 뒤 11시께 혼자 청와대에 올라가 박대통령 내외에 세배하고 나왔으며 그후 줄곧 삼청동 공관에 머물러 있었다.
김 총리도 당초 하례를 받지 않기로 했었으나 1일 아침 장관 몇 사람이 공관을 방문하자 그들만을 만났다.

<청와대 신년 하례식 없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청와대 신년 하례식이 없어 여당 주변은 비교적 조용하게 갑인년 정초를 보냈다.
이효상 당의장 서리는 고향인 대구에 내려가 3일 하오 귀경했고, 박준규 정책위의장과 길전식 사무총장은 1일 하루를 가족들과 조용히 보내고 2일에는 당에 들렀다.
김용태 원내총무는 노모가 계시는 대전에 내려가 선거구 사람들과 새해를 보냈는데 2일은 본인의 48회 생일.
한편 백남억 총재 상임 고문, 김진만 국회 부의장은 각기 자택에서 내객을 맞았으며 길재호 전 공화당 사무총장과 오치성 전 내무부 장관 댁에도 손님이 많았다.

<생화 가슴에 달고 냉주 파티>
여당이 신년 하례 행사를 모두 생략한데 반해 신민당은 1일 아침 중앙당사에서 유진산 총재와 소속의원·사무처 간부 등 3백여명이 모여 단배식을 갖고 세배를 나누고 국립묘지를 참배.
단배식의 신민당원들은 모두 가슴에 생화를 달고 냉주로 축배를 들어 새해의 행운을 기원했다.
식장엔 「민주 회복 총 진군의 해」란 표어가 붙어 있었다.
유진산 총재는 유인물로 된 연두사를 읽은 후 약20분간 즉석 연설을 하면서 재야 쪽에서 추진하는 개헌 서명 운동에 대해 『개헌은 난국을 수습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될 수 있을지언정 그것이 전부거나 유일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천명한다』고 피력.
유 총재는 국기 애호론도 펴 『정초에 거리나 관공서에서조차 국기를 게양한 것을 보지 못했다』면서 『이 민족의 얼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유 총재, 유석 묘소에 참배>
단배식과는 별도로 유진산 총재는 상도동 자택에서 1일 새벽부터 몰려온 당원들로부터 구식 큰 절로 새해 인사를 받았는데 인사를 다녀간 사람은 모두 5백50명. 여당 쪽에서는 이종식 유정회 대변인만이 다녀갔다. 유 총재는 3일 한가한 봄을 타 유석 조병옥 선생의 묘소를 찾아 참배.
고흥문·김영삼 부총재와 신도환 사무총장도 자택에서 세배 객을 맞았으며 이철승 국회부의장 댁에는 공화당의 이박원 대변인 등 10여명의 여당 의원들도 다녀갔으며 이 부의장 자신은 윤보선·유진오·허정·박순인씨 등 재야 원로들을 찾아 세배.
통일당의 양일동 당수도 신당동 자택에서 당원들의 인사를 받았고 대법원 판결로 당선의 영광을 안은 박병배씨는 선거구인 대전에 내려가 유권자들에게 새해 인사를 했다.

<김대중씨도 하례객 맞아>
재야의 윤보선·유진오씨 등도 하례객을 맞았으며 김대중씨 역시 동교동 자택에서 찾아간 사람들을 일일이 맞이했다.
김씨는 그의 출국 문제에 대해 『가부간 1월중에 결판이 났으면 좋겠다. 나가지 못한다면 나대로 할 일을 찾아야겠다』면서 그의 집을 다녀간 일본 사회당 소속 의원과 의사 등이 본국에 가서 그의 출국 문제를 일본 정부에 요청하겠다는 말을 하더라면서 『외국의 압력으로 출국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아침 식사는 깨죽으로 하고 종일 신문과 TV 등을 보면서 지낸다는 김씨는 신경통 증세가 가끔 일어나 환경을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건강상태를 설명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