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근영 근작 청자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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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고려청자의 재현을 꾀해 오는 80세의 민속도예가 해강 유근영옹이 세모를 장식하는 근작 청자전을 연다. 25일∼31일 신세계화랑에서 갖는 이번 전시회에는 매병·장경병·정병·표형주자·대접에 이르는 고려조 특유의 그릇들을 모작해 1백여점을 한목 내놓는다.
근래 이러한 민속도예는 최근의 몇 년 동안 상당히「붐」을 이루는 감이 없지 않고 또 여러 지방에서 그 청자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하지만 이미 5백 여년 전에 끊어진 그 명맥을 다시 개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태반의 경우가 매양 조악한 제품을 선보일 뿐인데, 역시 오랜 세월동안 기능을 다듬어 온 해강옹이 옛 물건에 가장 근사한 작품을 내는데 성공하였다.
그런 점 유옹은 평생을 한 가지 일에 피땀 흘려 꾀해 온 노력의 보람으로 뒤늦게나마 각광을 받고 있으며 경주에 있는 그의 가마는 그의 아들 유광렬씨에 의해 계승될 것이므로 민속 도예자로서는 비교적 좋은 전망이다.
해강옹은 일제 때인 1928년이래 박람회에서 금패를 몇 차례 받은 바 있고 해방 후에는 더욱 수출공예품의 주요품목으로서 두드러지게 부각되었다. 그러나 그 영세성 때문에 가마의 운영이 어려웠는데 최근의 3년 동안 국내외의 수요가 격증돼 이제는 본격적인 궤도에 자리잡았다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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