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교육 잘 시켜주기 바라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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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춘천】동고 광업소에서 매몰 사망한 광부 17명중 8명은 사고발생 45분 동안 버티다가 질식 사망한 사실이 희생된 갱내 감독 김종호씨(35)의 웃주머니에서 나온 유서로 밝혀졌다.
현지경찰이 사고원인을 조사중 발견한 김씨의 소형「노트」에는『23일 상오2시45분 매몰광부 17명중 선반부 7명, 후산부 1명, 감독 한봉택씨 사망, 막장광부 8명은 무사하다. 입구가 봉막되어 어떻게 할 수 없는 실정. 연층도 붕락된 듯.
입구를 뚫고 있으나…. 3시30분. 성재야(김씨의 아들이름), 엄마와 같이 누나들과 아빠의 비참한 뒤를 밟지 말고 사나이다운 인간이 되어라.
당신은 운명이라 생각하고 성재를 교육하도록…나의 마지막 부탁이오. 뒤의 문제는 형에게. 지금 3시30분이요. 애들을 잘 교육하여 주길 바란다. 운명이다. 작업을 착수하고 나오려는데 펑하는 소리와 함께 변을 당했다. 전차「스파크 같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경찰은 김씨가 소형「노트」에 기록한 유서로 보아 사고발생시간을 23일 상오2시45분쯤으로 보고 감독 등 8명이 이날 3시30분까지 45분 동안 생존해 있다가 질식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도 경찰은 희생 광부들의 시체와 입고있던 옷을 검사한 결과 갱구로부터 1천4백92m지점에서 작업했던 조차공 조수 김병국씨(29)의 주머니에서 성냥개비 2개와 담배꽁초 1개·담배은박지를 발견, 폭발사고의 원인을 담배 때문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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