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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의 신비」 벗겨지려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아폴로」 계획에 의해 달 정복이 일단 끝나고 또 「스카이·랩」 계획에 의한 지구 탐사와 의학실험이 마무리 단계에 이른 미국은 이제 1957년에 막을 올린 우주시대 이후 가장 야심적인 태양계 탐사에 나섰다.
미국의 우주선 발사 기지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사상 가장 긴 체공 기록을 세우게 될 「스카이·랩」 3진의 발사(16일) 준비를 서두르는 동안 72년 3월 2일에 발사한 무인우주선 「파이어니어」 10호는 20개월의 여행 끝에 5억㎞ 이상을 달려 목표 혹성인 목성에 다가서고 있다.
한편 금년 11월 3일에 발사한 또 하나의 무인 우주선 「매리너」 10호는 금성을 향해 일로 매진중이며 금성을 지나고 나면 수성에 접근하여 수성에 대한 근접사진을 최초로 지상에 보내주게 된다.
현재로서는 유일한 혹성간 탐색선인 「파이어니어」 10호는 시속 7만 8천㎞로 2주전에 목성이 거느리는 12개의 달 중 가장 바깥부분을 도는 세 개의 달 궤도를 통과했으며 12월 3일에는 목성에 가장 근접하게되어 8만 1천㎞ 떨어진 지점을 통과한다.
이 때 혹성 중 가장 큰 목성의 중력에 의해 속도가 크게 늘어나 결국 태양계를 영원히 이탈하는 최초의 무인우주선이 된다.
목성을 통과하는 동안 「파이어니어」 10호는 목성의 대기 상태, 소용돌이치는 구름층, 신비스러운 적점, 목성 내부와 주위의 환경 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한다. 곁들여서 목성과 그 안쪽으로 도는 위성에 대한 두 가지 색의 근접사진을 찍는다.
단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목성의 강력한 방사능 대에 의해 「파이어니어」의 전기회로가 망가지지 않나 하는 것이다.
그러나 NASA(미 항공우주국) 과학자들은 「파이어니어」의 역할에 대해 낙관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존·울프」 씨는 『무인우주선이 목성까지 근접하는 동안만 해도 우주에 관한 수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고 말한다. 한편 금성과 수성을 향해 달리는 「매리너」 10호는 「카메라를 보호하는 세 개의 「히터」가 고장나 현재 선실 온도가 섭씨영하 30도를 가리키나 아직까지는 두 개의 TV 「카메라」가 동작되고 있기 때문에 임무 수행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TV 「카메라」가 계속 동작만 되면 내년 2월 5일에는 항상 구름에 덮여있는 금성에 근접하여 5천장의 사진을 찍게된다.
금성을 지나면 수성을 향해 계속 달려 내년 3월 29일에는 수성의 6백 21마일까지 접근하여 지상의 망원경으로는 도저히 분간하기 어려운 일 점으로만 보이는 수성의 모습을 2천 5백장의 「필름」에 담을 예정이다.
이 사진자료를 분석하면 수성의 표면에 대해 상세한 지식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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