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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려나…고려 청자의 신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전남 강진군서 도요지 발견
전남 강진군 대구면 사당리 당전 마을 도요지에서 10년간 고려 청자의 신비를 캐오던 국립 중앙 박물관 정양모 미술과장을 비롯한 발굴 조사단은 지난달 30일 청자를 굽던 가마 유구를 찾아냈다.
사당리 당전 마을 이용희씨(35) 소유 논과 김용국씨(34) 소유 밭 사이 지하 40㎝∼2m를 파 들어가 고려 청자 제조의 옛 모습을 풀어내게 됐는데 여러 지방의 청자 요지 발굴 중 유구 확인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발굴반은 청자를 담아 굽던 갑발 30여 점, 도지미(가마 속의 받침대) 1백여 점, 당초·구름·연꽃 무늬가 새겨진 청자 파편 수백 점도 아울러 채집했다. 박물관이 이 마을에서 발굴하기는 63년부터로서 해마다 조사 활동을 벌여 10월27일부터 작업을 착수했다.
조사반은 그동안 파편의 퇴적층 조사를 마치고 이씨와 김씨 소유 전답 4개 소에 「피치」를 넣어 가마의 벽에 부딪친 것이다..
발굴된 가마는 길이 6m30㎝, 너비 1m48㎝∼1m51㎝의 통가마(등요)로 바닥(양상)이 지하에 잠겨 25∼30도쯤 경사로 불길이 오르게 돼있다.
지상에 설치됐을 굴뚝 부분과 천장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
그러나 벽면 잔결부에 불구멍 하나가 남아있어 주목되고 있다.
정 과장은 이 가마가 12세기 초 즉 고려 척종·인종 때의 것이며 전체 길이는 10m∼15m 규모이고 높이는 1m20㎝쯤 되는 봉가마라고 추정했다.
이 가마의 벽면이 두겹 굳어있는 것으로 보아 보수를 할 때마다 벽이 두꺼워지고 폭은 좁아졌던 것으로 해석됐으며 화도는 1천2백도 정도.
밑바닥은 붉은 흙에 섞여 숯과 재가 송진처럼 엉겨있고 그 밑으로 찰진 사력토가 채워져있다.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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