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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퇴의 기미 보이는 내년의 미국 경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세계경기의 진원이 되는 미국경기는 금년 중 유례없는 「인플레」중의 호황을 구가했다.
그러나 「인플레」의 질주는 심각한 사회적 불안을 낳았기 때문에 정부는 강력한 경기 진정책을 썼다.
연방준비은이 주도한 초긴축 금융과 균형재정이 바로 그것이다.
「닉슨」정부는 이런 진정 조처를 통해 현재의 과열경기를 서서히 식혀 74년 중에 안정적 성장궤도로 연착륙시킬 것을 기도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경제계에서는 연착륙을 꾀하다가 오히려 불황으로 빠지고 말것이라는 비관론이 강하다.
9월말 산업심의회가 주최한 연례 『74년 경제전망』회의에서 미 정부측은 74년 중 3·4%의 실질성장과 4%의 「인플레」라는 완만한 경기 진정 전망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민간경제계에서는 74년 후반부터 고전적인 경기 후퇴가 시작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측은 만연된 「인플레」심리에 「에너지」위기가 겹쳐 심각한 물가상승이 계속될 것이므로 종래의 재정금융 정책뿐만 아니라 보다 강경한 정책을 세우도록 제의했다. 민간 유력기관이 제시한 74년 경제 예측을 보면 각기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명목성장율 7· 5%, 실질 성장률 2·5%, GNP 「디플레이터」 4·8%선에 거의 접근하고 있다.
이는 전 미 민간 「이코너미스트」협회 연차대회에서의 평균 예측인 실질 2·8%, GNP「디플레이터」 4·8%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민간기관 중에서는 명년에 사실상의 「제로」성장에 연말실업률이 5·6%(현재는 4·8%)에 달할 것이라는 아주 비관적인 전망을 하는 곳도 있다.
이러한 정체론의 근거는 고금리와 균형재정의 지속으로 ①주택건설이 금년보다 30% 가량 떨어지고 ②이제까지 급신세를 보인 소비지출이 자동차 등 내구소비재를 중심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세인트루이스」연방은에서는 명년 실질성장률 4·4%, GNP「디플레이터」 3·8%라는 아주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지속성장론의 근거는 ①금년에 처음으로 1천억 불을 넘은 설비투자가 명년에도 10%이상 신장되고 ②「달러」절하 효과로 수출확대가 계속되며 ③호경기로 재정형편이 좋아진 일부 주의 재정지출이 착실히 증가할 것이라는 것 등이다.
어떻든 74년경기의 열쇠는 설비투자와 소비지출의 동향이다.
설비투자에 있어서는 현재의 높은 조업률과 기업의 유동성 형성에 비추어 크게 떨어질 전망은 없다. 따라서 소비자의 지출동향이 가장 핵심이 될 것이다.
민간에서는 「인플레」와 고금리가 민간 소비지출 및 기업지출을 억제한다는 논거 아래 「닉슨」정부의 금융긴축 및 소득정책에 대해 강한 비판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의 완만한 진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74년 경기의 구체적 전망에 대해선 이견이 있으나 금년의 실질성장 6%라는 과열경기가 명년엔 어느 정도 떨어지리라는 견해가 일치되고 있다. 74 년1·4분기의 성장률은 2%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 하락 전망에도 불구하고 실제 조업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주택산업뿐이다. 철강 등 기초 산업은 계속 거의 「풀」가동 상태다.
자동차도 74년형 차의 「스타트」에 관한 한 전년 동기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
이런 검에서 과열 「인플레」는 명년에도 계속될 전망이지만 과열경기가 어느 정도로 식을 것인지는 아직 안개 속에 싸여 있다. 【일본경제신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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