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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독자공격 가닥] 국제법 위반 아닌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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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유엔 안보리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이루어지는 미국과 영국의 대 이라크 단독공격은 국제법상 적법인가, 불법인가.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13일 안보리의 무력사용 승인 결의가 없는 이라크 공격의 적법성 여부를 문답으로 정리했다.

-유엔 결의가 없는 공격은 불법인가.

"국제법은 정당한 자기 방어 또는 유엔 헌장 7장에 따라 안보리가 공격을 승인하는 두가지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무력 사용을 인정하고 있다. 이 논리에 따르면 이라크가 미국이나 영국을 공격했거나 공격할 가능성이 없고, 안보리 결의도 없다는 점에서 이라크 공격의 정당성은 인정받기 어렵다."

-지난해 11월 안보리가 채택한 결의 1441호에는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 승인 조항이 없는가.

"없다. 이라크는 무장해제 의무를 이행치 않는 '중대한 위반'을 저질렀으며 사찰을 통한 무장해제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했을 뿐이다. 이라크가 이를 위반하면 '심각한 결과'를 맞을 것이라는 경고가 들어 있지만 이를 자동적인 무력 사용으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 정부는 공격은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 안보리에서 통과된 결의를 근거로 한 것으로 보인다. 1990년 안보리 결의 678호는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에 무력 사용을 승인했다. 이어 91년 687호는 이라크에 무장해제를 지시했다. 그런데 결의 1441호는 이라크가 기존 결의를 위반했다고 규정한 만큼 무력사용 승인이 다시 효력을 갖는다는 논리다. 그러나 1441호가 자동적인 무력 사용을 승인하지 않은 만큼 이런 주장에는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미국과 영국은 국제법에 따라 기소될 수 있나.

"관례상 그렇지 않다. 이라크는 국제사법재판소의 재판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설사 이라크가 이를 인정키로 방침을 바꾼다 해도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바그다드에는 새 정권이 들어설 것이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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