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고독한 공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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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공생/우찬제 지음, 문학과 지성사/1만4천원

우찬제(41)씨의 네 번째 평론집. 우씨는 오랫동안 '고독한 공생'이라는 화두에서 벗어나지 못해왔다고 고백한다.

함께인 듯 홀로 살고 홀로인 듯 함께 사는, 삶의 어정쩡하고 불우한 모습, 그 역설적인 실상을 '고독한 공생'으로 요약할 수 있다.

삶과 문학과의 관계, 문학 텍스트와 비평과의 관계 역시 그런 역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밀레니엄 시기 소설 담론'이라는 부제에 충실하게 우씨는 결국은 소설의 자양분이 될 급변하는 현실에 민감하다.

현실이 부단히 움직이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혼돈과 무질서 속에서 참된 리얼리티는 어느 한순간 다다르게 되는 역동적 종합과 질서의 순간이다.

결국 리얼리티는 사회.문화적 코드나 역사적 맥락에 따라 무수하게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해왔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21세기적 현상인 하이퍼 리얼리티.버추얼 리얼리티를 포괄하기 위해서는 내포와 외연을 확장한 '열린 리얼리티'가 필요하다.

다만 모든 시적.소설적 표현들이 그대로 시나 소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씨는 리얼리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형식 형성적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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