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받으면 붉어지는 흰 피부는 파스텔 색 잘 맞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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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소장은 “김윤성 학생기자의 퍼스널 컬러는 차가운 계열의 색”이라며 “대체로 흰빛이 도는 색깔들이 얼굴에 잘 받는다”고 말했다.

우리 엄마가 좋아하는 색은 보라색. 하지만 엄마가 가지고 있는 옷 대부분이 검은색이다. 내가 좋아하는 색은 파란색. 그런데 엄마는 내가 분홍색이 잘 어울린다고 말한다. 내 얼굴에 맞는 색깔, 어떻게 찾으면 좋을까. 한국 케엠케 색채연구소를 찾아 물어봤다.

내가 좋아하는 색과 어울리는 색은 다르다. 내가 좋아하는 색은 솔(soul) 컬러라 한다. 한국 케엠케 색채연구소 김민경 소장은 “사람들은 주위 환경에서 자주 보고 즐겼던 색깔이 자신에게도 어울린다고 생각한다”며 “그게 바로 솔 컬러”라고 말한다.

좋아하는 색이 솔 컬러라면 내게 어울리는 색은 퍼스널(personal) 컬러다. 퍼스널 컬러란 나와 어울리는 색, 즉 나의 신체 색과 조화를 이루는 색채 계열을 말한다. 김 소장은 “퍼스널 컬러는 보통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져 평생 바뀌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신체 색은 피부와 머리카락·눈동자·손목 안 피부·두피 등을 기본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퍼스널 컬러는 나이가 들어도 크게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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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퍼스널 컬러를 찾으려면 우선 색의 속성을 이해해야 한다. 색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따뜻한 색인 웜(warm) 톤과 차가운 색인 쿨(cool) 톤이다. 또 그 안에서도 사계절 색으로 분류해 쓴다. 따뜻한 노란색이 기본 바탕인 봄과 가을이 웜 톤, 파란색과 흰색·검은색이 기본 바탕인 여름과 겨울이 쿨 톤에 속한다.

나의 피부색이 위의 사계절 컬러 중 어디에 속하는지를 찾는 과정이 바로 퍼스널 컬러 진단이다. 노르스름한 피부는 봄 타입, 흰빛과 푸른 빛이 감도는 피부는 여름, 황색과 갈색빛이 도는 피부는 가을, 푸른 빛을 지닌 피부는 겨울이다. 김 소장은 “연구소에서는 수십 가지 색깔 천이나 컬러 칩을 사용해 진단하지만 집에서도 간단한 방법으로 퍼스널 컬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우선 자신이 좋아하는 색과 즐겨 입는 색으로 옷을 분리한다. 화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옷의 등판을 얼굴에 가까이 대 피부색과 어울리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순서는 단색 옷부터 무늬가 있는 옷으로 하되 무늬가 있는 옷은 바탕색을 중심 색으로 본다. 체크무늬인 경우 체크 중에 가장 강하게 들어오는 색이 중심 색이다.

옷의 색이 얼굴과 조화를 이루면 얼굴에 생기가 돌고 활기차 보인다. 옷의 색깔이 얼굴과 맞지 않을 때는 피부 결이 거칠어 보이고 피부 결점이 두드러진다. 색이 내게 어울리는지 아닌지 혼자서 판단할 수 없다면 가족이나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좋다.

마지막으로 내 얼굴과 어울리는 옷들을 따로 구분한 뒤, 어떤 계열의 색이 많은지 살핀다. 노란빛이 도는 옷이 많다면 따뜻한 색이 어울리는 사람이고, 흰빛과 푸른빛이 많다면 차가운 색이 어울리는 사람이다.

어울리는 색을 찾기 위해 색깔 천에 손을 대보고 있는 김윤성 학생기자. 한쪽은 흰빛이 많은 노란색이고, 나머지는 황색빛이 많이 도는 노란색이다.

차가운 색이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해서 따뜻한 계열을 입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김 소장은 “예를 들어 갈색은 보통 따뜻한 색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떤 계열의 갈색이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고 말한다. 흰색이 섞인 갈색이라면 차가운 계열이고, 노란색이 감도는 갈색은 따뜻한 계열이라는 것이다.

이런 피부색의 구분은 모든 인종에게 같이 적용된다. 백인의 경우 피부가 하얗고 머리카락 색에서도 노란빛이 많아 따뜻한 계열에 속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김 소장은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 미국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차가운 계열의 사람”이라고 구분했다. 김 소장은 또 “반면 한국인들은 67% 이상이 차가운 계열에 속한다”며 “배우 전지현과 김태희는 차가운 계열”이라고 덧붙였다.

예외도 있다. 검은색은 차가운 계열의 색이나 다른 색깔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다. 어느 색깔과의 옷을 받쳐도 잘 어울리는 것이 검은색의 매력이다. 결혼식장이나 파티와 같이 격식을 차리는 자리에 검은색으로 깔끔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다.

반면 영국인처럼 결혼식장에 검은색 옷 입기를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 검은색은 장례식장에 어울린다는 인식 때문이다. 노인들도 검은색을 선호하지 않는다. 검은색이 가지고 있는 ‘암흑, 죽음, 공포’의 이미지 때문이다.

나의 피부색은 어느 계절일까?

1. 봄: 피부색이 노르스름하면서 베이지 빛이나 붉은빛이 감돈다. 피부가 매끄럽고 투명해 얼굴에 주근깨 같은 잡티가 생기기 쉽다. 대표색: 노란색을 기본 바탕색으로 하는 모든 계열의 색. 명도와 채도가 높은 선명한 원색이다.

2. 여름: 희고 푸른 빛을 지닌 피부. 차갑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피부색이 다소 붉고 흰 피부가 많아 햇볕에 잘 타지 않고 붉어진다. 대표색: 흰색과 파란색을 기본 바탕색으로 하는 모든 계열의 색. 흰빛을 가지고 있어 부드러운 파스텔 색조와 중간 톤이 많다.

3. 가을: 피부가 노르스름하며 얼굴에 윤기와 혈색이 없는 편이다. 봄의 피부보다 색이 짙고 햇볕에 잘 타는 편으로 얼굴색이 쉽게 갈색으로 변한다. 눈동자는 짙은 황갈색 계열로 포근한 느낌을 준다. 머리카락은 윤기가 없는 짙은 갈색이다. 대표색: 황색을 기본으로 하는 모든 계열의 색. 봄의 노란색과 비교했을 때 차분하고 가라앉은 톤의 황색이다. 가을 색은 채도와 명도가 낮아 깊고 풍성한 이미지를 준다.

4. 겨울: 피부가 얇고 투명해 차갑고 창백해 보인다. 눈동자 색은 짙은 회갈색이나 검은색으로 흰 피부와 대조를 이뤄 세련된 이미지를 준다. 머리카락 색은 푸른색이 들어간 짙은 갈색이나 검은색이다. 대표색: 푸른색과 검은색을 기본 바탕색으로 하는 모든 계열의 색. 밝고 선명하거나 선명한 짙은 색 등 채도가 높은 게 특징이다. 선명한 대비로 깨끗한 이미지를 준다. 또 선명하고 차가운 원색으로 화려한 이미지를 주기도 한다.

글=이세라 기자 동행취재=김윤성(서울 학동초 5) 학생기자 사진=우상조 인턴 기자 artjang@joongang.co.kr 도움말=한국 케엠케 색채연구소 김민경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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