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 인수 싸고 5천만 원 수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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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치안국은 24일 하오 재무부 이재국 이재 1과장 조석내씨(41) 종로세무서 법인세계 사무관 최경규씨(46) 광화문세무서 서기 박을렬씨(27) 원호처 주사 부두삼씨(40) 등 공무원 4명을 특정 범죄가중처벌법 위반·수뢰 등 혐의로, 전 고려생명보험회사 사장 박문상씨(49)를 증회 횡령 가장 불입 죄 등 혐의로 각각 구속하고 전 고려생명 이사 김성호씨(42)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전 종로세무서 법인세 과장 김준호씨 등 세무공무원 8명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재무부 이재1과장 조씨는 재무부 증권보험국 보험과장으로 있을 때인 지난 71년5월 전 고려생명 사장 박씨가 고려생명을 인수할 때 유리하도록 도와주고 고려생명의 부동산을 처분할 때 다른 보험회사에서 인수하도록 알선해 준다는 조건으로 4천만 원 짜리 자기앞 수표 1장을 받은 뒤 약 4억 원 상당의 고려생명부동산을 각 보험회사에 알선, 매매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전 고려생명 박 사장은 71년5월 고려생명을 인수할 때 사장 취임조건으로 2억 원을 자본금으로 넣은 뒤 이 돈을 다시 지출을 가장, 빼돌렸으며 이 같은 사실이 감사에서 적발되자 세무서 직원들에게 8백만 원의 뇌물을 주고 무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배 중인 종로세무서 법인세과장 김준호씨는 71년 6월 한 달 동안에 걸쳐 실시된 국세청의 연합감사 때 고려생명 담당반의 반장으로 같은 반원인 종로세무서 법인세계 직윈 최씨 등 5명과 함께 박 사장이 회사 돈 2억 원을 가장 불입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눈감아주는 조건으로 8백만 원을 현금으로 받았다는 것이다.
원호처 직원 부씨는 원호처 직원들의 보험을 고려생명에 알선해 주고 보험금 지불 기일이 늦어져도 독촉을 않는다는 조건으로 박 사장으로부터 1백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구속된 광화문 세무서 서기 박을렬씨는 자기 관내에 있는 고려생명의 세무사을 잘 봐준다는 조건으로 40만원을 받아썼다는 것이다.
이밖에 불구속 입건된 고려생명 직원들은 수배 중인 세무 공무원들에게 1년에 3∼4차례씩 정기적으로 20∼50만 원씩을 상납해 왔다는 것이다.
경찰은 박 사장으로부터 4천만 원을 받은 재무부 이재국 이재 1과장 조씨가 직속상관에게 일부를 상납한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나 조씨는 이 돈으로 남서울 일대의 땅 2천 평을 사는 등 모두 자기 혼자 썼다고 주장, 상납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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