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미술품시장|공전의 거래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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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술품시장의 거래「붐」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붐」이 언제 어떻게 끝날 것인지를 예견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특히 「런던」의 미술시장은 새로운 그림들과 거래기록의 확대로 관심을 모으고있다.
미술품 경매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이렇게 분석한다.
쓸 돈이 있다. 미술품을 기업으로 삼는 투자가 등장하고 있다. 은행들이 구매에 손을 대고있으며, 「유럽」대륙의 기업체들이 이 미술품경매에 관여하고 있다. 구입자들 가운데는 고가의 훌륭한 미술품을 위해 돈을 쓰는 이도 있으나 어떤 이는 극히 형편없는 졸작들을 사들이고 있는 경우도 있다.
「졸작」이란 표현은 실제로 쓰기에 어렵지만 1∼2호 정도 크기의 「소품」들도 미술품경매시장에서 중요한 몫을 한다는 얘기다.
이런 소품이 무려 2천5백「달러」에 거래됐는데 구매자는 신기하게도 그 그림이 어떤 것을 그린 것인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니 유명한 화가의 작품은 으례 기록적인 값으로 거래되기 마련이다.
한 유명한 「런던」의 미술품 거래상은 지난해에 4천3백만「파운드」, 곧 1억「달러」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그런데 올해엔 아직도 경매「시즌」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4천만「파운드」를 기록하고있다.
거장의 작품이나 옛사람들의 작품은 특히 기록적인 고가로 거래된다. 가령 15세기 「이탈리아」화가 「안드리아·만테냐」의 작은「패널」화 『지옥변방에 내려온 「그리스도」』가 49만「파운드」,즉 1백25만「달러」에 팔렸다.
고 「에드워드·로빈슨」의 수집품인 「피카소」의 『르·노르』는 「피카소」작품에 일찌기 지불된 가장 고가인 27만「파운드」, 곧 69만3천여「달러」로 팔렸다.
왜 그 같은 고가를 지불하는가? 누가 이들을 사는가? 얼마나 많은 거장의 작품들이 경매에 나올 것인가?
경매전문가들은 구매가들의 작품구입이유를 이렇게 분석했다.
구매가들은 돈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세계적 통화의 가치저하와 금융파동에 대응해 기업적인 투자를 원하는 때문이라는 얘기다.
그러면 대가의 작품은 얼마나 남았나? 미술시장으로 빠져 나온 대가의 작품은 적은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 수는 미술관으로 들어가는 것보다는 적다고 한 전문가는 말하고 있다. 그 때문에 미술시장에서 여러 가지 영향을 끼치고있다.
가령 「네덜란드」인 인상주의자와 다른 화파의 몇몇 화가들의 작품들이 엄청난 값으로 팔리고 여태까지 많은 경매인들에 의해 도외시됐던 새로운 미술품자원들이 공개되었다. 이에 따라 「런던」1급의 한 경매점은 최근 이 나라의 현대화가의 작품들을 처음으로 경매에 올렸던 것이다. 놀랍게도 그 거래액은 1백만「달러」에 다다랐다.
「앤디·워를」의 비누곽 그림이 1만8천「달러」에, 그리고「오스트레일리아」미술관이 산 「엘비스·프레슬리」의 초상화는 3만5천「달러」에 넘어갔다.
또 다른 영향은 중국미술품값의 상승이다. 지난 10년간 계속 상승세를 보인 중국미술품값은 이제 『지붕 끝까지 올랐다』고 한 전문가는 지적했다.
누구도 들어본 일없는 화가의 작품들이 놀라운 값을 받고 있다.
한편 철도 정거장 이름판이나 옛날 사진 같은 10년 또는 20년 전엔 생각도 못한 물건들이 이제는 미술품이라고 경매에 오르고있다.
팔만한 물건이나 그림이 자기 집에 있을까 해서 지붕 밑이나 다락을 뒤지는 사람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비싼 물건만이 아니라 2백50「달러」정도의 물건까지도 여기 포함된다.
미술품경매「붐」은 이제 20년대의 등잔, 옛날 자동차등에까지 고가의 거래를 촉진할 모양이다.
내일의 미술품이, 될 것을 오늘 누가 알 것이냐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워싱턴·포스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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