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Festravel]빛나는 얼음 왕국 … 다이아몬드 안개는 이곳의 명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27면

얼음과 조명의 환상적인 조화를 빚는 하얼빈 국제빙설축제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얼음은 녹는다. 한 시절 잠시 피는 꽃이 떠올라서일까. 얼음 조각은 아무리 인공적이라 해도 낭만이 있다.

얼음이 빚어내는 로맨스를 느끼기 위해서는 중국 하얼빈에서 열리는 국제빙설축제(hrbicesnow.com) 만한 것이 없다. 1963년 시작돼 85년 공식화됐다. 현재는 마디에얼(?迭?集?)그룹이 하얼빈시 인민정부의 위탁을 받아 주관하고 있다. 주로 크리스마스부터 이듬해 2월 말까지, 약 2개월간 지속된다. 일본 삿포로 눈축제, 캐나다 퀘벡 윈터 페스티벌과 더불어 세계 3대 겨울 축제로 꼽힌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헤이룽장성(黑龍江省)의 성도(省都)인 하얼빈은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곳으로 친숙한 지명이다. 이 도시는 얼음 보석을 만들고 캐내기 위해 더없이 좋은 환경을 갖췄다. 1월 평균기온이 영하 19도를 밑돌고 건조한 대륙성 기후대에 속해 있다.

보통 12월부터 하얼빈 도시 곳곳이 빙설축제 준비에 들어간다. 얼음은 이 도시의 젖줄인 쑹화강(松花江)에서 채빙한다. 백두산에서 발원한 쑹화강은 겨울이 되면 대형 트럭이 지나갈 수 있을 만큼 꽁꽁 얼어붙는다. 트럭이 강변에서 연이어 얼음을 실어 옮기는 모습도 재미난 볼거리다.

빙설축제장을 꾸미는 데 동원되는 인력만 7000여명. 14일 동안 부지런히 움직여 손님 맞을 준비를 마친다. 빙설축제는 중국다운 규모를 자랑한다. 빙설축제장 총 면적은 75만㎡(약 22만평). 사용되는 얼음양만도 18만㎥에 이르며 눈은 15만㎥정도 사용된다.

1100여개의 빙설작품이 축제장뿐만 아니라 하얼빈 시내 곳곳에 전시된다. 조각가들에 의해 사람·동물·궁전 등 갖가지 모양으로 변신한 얼음 조각은 화려한 조명을 입는다. 매년 100만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환상적인 경관을 보러 이 얼음 왕국에 발을 들인다고 한다.

사실 얼음과 조명의 만남은 어디서든 볼 수 있다. 하얼빈 빙설축제의 명물은 따로 있으니 이름하야 ‘다이아몬드 더스트(Diamond dust)’. 무송(霧淞)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얼어붙은 수증기 알갱이를 가리킨다. 신기하게도 다이아몬드 더스트는 공기 중에 떠다닌다. 마치 하늘의 별이 눈앞에 있는 듯한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될 겨울 추억이라 할 수 있다. 얼음결정이 공기 중에서 얼어버리는 세빙 현상은 영하 10도 이하의 지역에서만 관찰 가능한데 빙설축제 기간이면 쉽게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굳이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는 혹한을 마다하지 않고 하얼빈을 찾는지도 모르겠다.

올해 15회 빙설제의 공식 개막일은 1월 5일. ‘즐거운 빙설, 열정적인 도시(???雪,激情城市)’라는 주제로 열리는 축제는 겨울스포츠·빙상 공연·국가별 얼음조각전시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더욱 풍성하게 치러질 참이다. 올해는 북한 국가빙상서커스단이 방중해 ‘쿨 하얼빈’이라는 대형 빙상공연을 선보인다.

빙설축제 입장권은 두 가지.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입장 가능한 오전권은 어른 150위안(약 2만6000원)·어린이 120위안(약 2만원)이다. 낮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사용하는 오후권은 어른 300위안(약 5만2000원)·어린이 160위안(2만7000원)이다.

글=양보라 기자
사진=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FesTravel 은 축제(Festival)과 여행(Travel)의 합성어로 세계 축제를 여행하다라는 뜻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