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장·무공해의 태양열을 이용한다|세계 태양열 개발 회의를 계기로 본 그 현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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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주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의 태양열 개발 회의에 참가한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은 태양 전지판의 실용화 등 태양 「에너지」의 이용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많은 과학자들은 무료·무진장·무공해의 태양열을 잘만 이용하면 「에너지」 위기는 물론 오염 문제도 쉽사리 해결되리라 전망했다. 각국이 경쟁적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는 태양열 이용 연구에 대해 알아본다.
삶의 유지에 필요한 의식주를 해결하는 모든 수단과 방법이 태양에 그 근원을 두고 있는 것임을 상기하면 태양열을 이용하려는 과학자들의 생각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밝은 대낮의 빛, 따뜻한 기후, 눈비가 내리는 날씨, 동·식물의 성장, 이러한 자연 현상도 모두 태양의 조화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연로와 동력 「에너지」로 사용해온 석유·석탄도 사실은 태양이 수십억년에 걸쳐 지구로 보내준 「에너지」가 저장된 형태인 것이다.
먹지 않고는 한 시도 살 수 없는 음식물도 식물이 태양의 힘을 빌어 광합성에 의해서 만들어낸 결과이다.
식물을 먹고사는 초식성 동물, 그것을 잡아먹는 육식성 동물과 사람을 생각할 때 태양은 결국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의 젖줄인 것이다.
과학자들 사이에 태양열을 「에너지」로 이용하자는 논의가 구체적으로 대두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석유와 석탄 등 지구의 「에너지」자원이 고갈될 형편이고 둘째는 석유와 석탄의 사용은 반드시 공기 오염이라는 심각한 공해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으로 과학자들이 태양열에 눈길을 돌리게된 것은 어쩌면 인간의 본능인지 모른다.
과거에는 「렌즈」를 써서 불을 얻고 빨래를 말리며 표백하는데, 또는 자외선을 쬐어 소독하는데 태양을 이용했으나 지금 과학자들이 구상하는 것처럼 동력원으로는 이용하지 못했다.
태양열을 직접 동력원으로 이용할 수 없었던 것은 계속적인 사용이 불가능하고 방향이 항상 변하며 강도가 너무나 미약한 점 등이다.
우리 나라 서해안이나 홍해안에서 천일염 생산에 열을 이용하는 것 이외에도 태양열을 직접 이용하는 것으로는 태양로 (Solar fur-nace)가 있다.
「프랑스」 국립 「파리」 과학 연구「센터」가 「피레네」산맥의 「몽·루이즈」 (Mont Louise)에 설치한 태양로는 아주 깨끗한 열원으로 태양을 써서 섭씨 3천5백도까지 올릴 수 있다. 이 태양로는 두개의 거다란 포물면경으로 되었으며 하나의 크기는 90평방m에 달한다. 이 포물면경 하나하나는 수백개의 작은 거울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 말고도 일본의 「센다이」, 미국 「매서추세츠」의 「나티크」 등지에 태양로가 설치되어 있다.
태양열은 대기권 밖의 경우 1평방m당 1·41㎾의 「에너지」를 낸다. 이 중 35%는 공간으로 반사되고 19%는 대기 중에 흡수되어 실제 지구표면에 이르는 것은 46%에 불과하다.
이번에 26억 달러를 들여 발사한 「스카이·랩」우주선도 동력원으로 태양열을 이용하고 있다. 태양 전지판이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에 쓰인 태양 전지는 태양열을 전류로 바꾸는 방식의 하나로서 우주 탐험에 최초로 쓰인 것은 1958년3월17일 미국의 「뱅가드」 1호 발사에서부터이다. 「스카이·랩」의 태양 전지판 외에 태양열을 직접 전류로 바꾸는 다른 방법은 광전관을 사용하는 것과 열전대를 이용하는 것. 그러나 광전관이나 열전대 방법은 너무나 효율이 적어 실용화는 어렵다.
지금 「스카이·랩」 등에 쓰이는 태양 전지는 1954년 미국 「벨」 전화 연구소에서 개발한 반도체를 이용한 발전 방식이다. 1평당 0·6V, 0·003 「암페어」의 전류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효율이 16%나 되어 열전대 방식이 겨우 1%인 것에 비해 아주 우수한 편. 따라서 실용화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주 정복의 개척자인 「베르너·폰·브라운」 박사는 「파리」에서 열린 태양열 개발 회의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인류는 태양 「에너지」를 대규모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에너지」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제하고 『태양 시대의 도래를 촉진하기 위한 연구 활동에 미국은 약 2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임을 밝혔다.
한편 과학자들은 폭 5㎞의 태양 전지판을 가진 발전 위성들은 초단파 발전 장치로 최대 원자력 발전소 출력의 10배에 달하는 8백만㎾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태양 전지판 제작에 막대한 비용이 들고 1만1천4백t의 위성을 어떻게 지구 궤도에 진입시키느냐하는 것 등이 먼저 해결해야할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어떻든 태양열을 이용한 발전이 실용화된다면 지금 인류가 겪고 있는 「에너지」 문제는 쉽게 해결될 전망이다. <이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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