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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두뇌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노버트·위너」가 인공 두뇌학(cybernetics)을 구상할 때까지만 해도 동물의 구조는 해부학적 외의 방법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
「위너」의 집요한 노력으로 신경의 전달과정이 일종의 전기적인 현상과 같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신경의 전기작용과 두뇌의 기억작용을 전기적 장치로 대치할 수 있다고 예언되었다.
인간을 탐구하는데는 인문과학이나 의학, 생물학 이외에도 전자 공학적인 접근이 가능함을 확신하고 「위너」는 의학·병리학·심리학 수학·전자공학 등을 동원하여 이 여러 학문의 경계선상에서 상호관련성을 찾기에 오랜 세월을 보냈다.
의학자·심리학자·병리학자·전자공학자 등을 끈질기게 설득해서 「위너」는 마침내 인공 두뇌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인공 두뇌학이란 동물과 기계안의 제어와 명령전달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여기에서 「위너」는 인체 안의 신경을 통한 자극 전달을 전자 공학적인 방법으로 해석하고 두뇌도 전자계산기의 기억장치로 대치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인체 안의 신경작용과 두뇌의 기억 및 손·발에 대한 명령이 일종의 되먹이기(궤환·feedback) 작용임을 밝히고 이러한 되먹이기 작용을 기계에 적용시킴으로써 인체 안의 유기적 작용을 모방할 수 있음을 체계적으로 입증했다.
결국 기계에도 인간처럼 정신(mind)을 가지게 할 수 있다는 게 「위너」의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정신이란 상이성과 연속성 그리고 원인과 결과의 원리에 의해 묶여져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는 조건반사 실험으로 이러한 원리가 되먹이기 작용임을 밝혀냈다.
그의 예언대로 인공두뇌의 대치가 가능해지고 인공장기가 실현되면 심장·간·콩팥·위 등을 마치 기계부속품처럼 갈아 낄 수 있게된다. 인공두뇌에 인공장기를 가지는 인간은 죽음을 모를 것이다. 이렇게되면 인간과 죽음에 관한 정의가 달라져야겠지만 그처럼 불사의 인간이 과연 이상적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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