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조각의 거장 「자크·립치츠」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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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0세기의 거장적인 조각가 「자크·립치츠」가 그의 동료였던 화단의 거장 「파블로·피카소」에 이어 81세의 나이로 지난달 26일 세상을 떠났다.
「립치츠」는 미술서적이나 일반적으로 알려진 대로는 「피카소」·「조르지·브라크」·「환·그리」 등 회화계의 친구들과 함께 한때 조각분야에서의 입체파 완성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나 사실은 초기에 고전적입체파에서 탈피, 지난 50년간 그 자신의 대가적인 언어를 구사한 작품들을 제작해 냈었다.
「립치츠」는 그의 저서 『나의 조각생활』에서 이 같은 자기의 변화를 잘 설명하고 있다.
1915년 그가 「파리」에서 살고있을 때 자기를 방문한 작가 「줄·로멩」에게 『나는 수정같이 순수한 예술품을 만들고 싶다』고 술회했을 때 「로멩」은 『수정에 대해서 아는게 있나?』하는 반문을 던진 바 있다.
이때로부터 「립치츠」는 이 문제를 심각히 생각했으며 결국 오늘날 미술사가들이 상찬해 마지않는 그의 초기시험적 작품들의 대부분이 거짓된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던 것이다.
즉 수정은 무기적인 것, 순수하나 생명 없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립치츠」가 원했던 길은 유기적 생명감, 인간성의 감각을 가지고 숨쉬는 조각이었다. 그의 작품에서 사람의 형태를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이와 때를 같이 한 변화다.
젊을 때 그는 순수한 추상에 몰두했으나 말년엔 그의 순수한 입체파작품, 극단적인 추상을 파괴했다. 그의 친구들의 실상을 수없이 그린 것도 그의 샛길을 찾으려는 노력의 소산이었다.
「리투아니아」에서 태어나 1941년 미국으로 망명, 「뉴요크」의 「헤이스팅즈·온·허드슨」의 거대한 제작실에서 생애의 대부분을 보내면서 그는 대형의 청동영웅상들, 가령 『독수리와 싸우는 「프로메테우스」』같은 성서적·고전적주제를 다룬 작품을 만들었다.
얼마 전 「뉴요크」의 「메트러폴리턴」미술관에서 열렸던 마지막 전시회에서 「뉴스위크」지 기자에게 『입체파시대는 단적으로 새로운 언어를 찾으려한 초등교육시절이었다. 언어를 배운 다음엔 내 예술에 충분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었다. <뉴스위크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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