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는 것은 숙명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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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뇌파에는 분명한 특징이 있으며 이 뇌파를 방출하는 사람은 태어날때부터 담배를 피우도록 숙명적으로 결정돼있다는 보고가 미국에서 발표됐다.
이 같은 보고는 금연을 하려는 사람에게는 사뭇 충격적이다. 미국에서는 담배갑에 『이것은 당신 건강에 유해할지 모른다』고 표시하도록 의무화되있을 뿐 아니라 「텔리비젼」의 상업광고에도 담배선전은 일체 금지돼있다. 그러나 담배매상고는 증가일로를 걷고 있을 뿐 아니라 광고비가 싸게 먹히기 때문에 담배회사는 돈벌이가 너무 잘되어 즐거운 비명을 올리고 있다고.
미국 제2의 담배회사 「필립·모리스」회사는 남아도는 7백만「달러」를 투입, 사치스러운 연구소를 설립했는데 최근 그 연구성과가 발표됐다. 이에 의하면 애연가의 뇌파에는 「알파」파가 현저히 많으며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겐 볼 수 없는 모종의 대뇌활동이 발달하고 있음이 판명됐다. 이 뇌파의 특징은 금연을 계속해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
따라서 이 뇌파는 담배의 자극에 의한 일시적 변화가 아니라 담배를 좋아하는 사람에 한해 나타나는 특별한 대뇌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뇌파에 의해 답배를 피우는 사람과 피우지 않는 사람이 뚜렷이 구별되며 「담배를 좋아하는」뇌파를 내는 사람은 어쨌든 담배를 피울 숙명이라는 얘기다.
심리학적 조사결과로 보아도 담배 피우는 것과 성격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음이 드러났다. 말하자면 담배를 피우는 숙명을 지닌 사람은 성격면에서도 구별이 되는데 담배를 좋아하는 성격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공격적 성격」이라 한다.
한편 담배의 효용을 연구한 이 연구소의 다른 「그룹」은 『애연가의 정서생활은 담배를 안 피우는 사람보다 안정돼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의하면 담배 그 자체는 깜짝 놀랐을 때나 기쁘거나 슬플 때와 같은 생리적 흥분을 불러일으킨다고 한다. 그러나 애연가는 담배를 가지고 그와 같은 정서의 고양과 같은 효과를 맛보려는 「로맨티스트」는 아니다. 거꾸로 현실생활에서는 「트러블」에 직면했다든가 어려운 일을 시작하기 전에 한 대 피움으로써 사전에 인공적으로 정서를 흥분시켜 현실의 슬픔이나 괴로움을 상살하려한다. 그 결과 애연가의 정서생활은 담배를 안 피우는 사람보다 안정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스트레스」학설로 유명한 「세리에」교수는 담배는 현대생활의 공격에 대한 방어반응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담배와 「공격성」은 아무튼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듯 하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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