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산 정유 공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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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일 합작으로 일산 60만 「배럴」규모의 정유 공장이 온산에 세워지게 되었다. 생산되는 유류 전량을 수출한다는 조건으로 허가된 정유 공장의 건설이 한국 경제에 어떠한 득과 실을 가져올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속단하기는 힘들다.
우선 국내 유류 소비를 위한 것이 아니라 수출을 위한 것이므로 이 공장 건설에서 얻는 이득은 지대와 노임, 그리고 부산물에 국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대와 노임은 사실상 문제될 만 한 정도가 아닐 것이므로 결국 수출용 정유 공장의 건설로 얻는 이득은 부산물의 가치에 국한된다고 보아서 그리 큰 잘못은 아닐 것이다.
정유 공장의 부산물은 석유 화학 공업의 기초 원료가 된다는 점에서 온산 공장의 완전 가동이 이루어지는 경우 석유 화학 공업 원료의 공급은 현재보다 배가되는 이점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부산물의 가격 문제만 해결된다면 석유 화학 공업의 확장을 시도하는 전략과 부합되는 것이므로 제품 가격 및 부산물 가격을 어떻게 결정할 것이냐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한편 이 정유 공장 건설로 말미암아 파생되는 손실은 이른바 공해의 확산에 따른 해양 오염과 수산 자원의 피해라 할 것이고, 일본이 「코스트」가 상대적으로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정유 공장을 한국에 세우는 유일한 이유가 공해에 있는 것이 분명한 것이라면 공해 확산에 따른 현실을 우리로서도 다각적으로 계산해 볼 필요가 있다. 공해로 오는 피해는 장기적일 뿐만 아니라 계산하기 어려운 것이므로 어쩌면 공해로 파생되는 손실이 그 부산물 이용으로 얻는 이득보다 장기적으로 클 수도 있음을 직시하여야 한다.
물론 공해를 염려해서 공업화를 지연시키는 것은 우리의 경제 실정으로 보아 사치스런 생각이라는 견해가 있다는 것을 외면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또한 선진 경제의 모자를 고스란히 우리가 뒤쫓아가서도 아니 된다.
끝으로 장기 「에너지」 대책과 관련하여 온산 공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우리의 공업화가 가속화하는 이상「에너지」 수요는 계속 높은 신장률을 보일 것은 분명하며, 따라서 유류 수요는 결속 확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온산 공장 제품을 전량 수출 조건으로 허가하는데 문제가 있다.
즉 우리의 유류 수요 추세로 보아 국내 소비용 정유 공장을 불원간 다시 건설해야 할 가능성은 크다 하겠는데 구태여 공해만 확산시키는 수출용으로 허가함으로써 정유 공장 수만 늘리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해 볼 문제다.
우리의 「에너지」 수요 추세로 보아 추가 정유 공장의 건설이 결국 불가피 하다면 온산 공장을 국내용으로 건설하는 것이 공해의 파급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길이 아닌지 다시 한번 검토하여 볼 가치가 있다.
요컨대 온산 정유 공장 건설의 이해 득실 문제와 「에너지」 수급 전망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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