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봉 끝에 묶어 펄럭이고
한꺼번에 소리를 터는 시청 앞이다.
총부리에 쫓기던
어느 젊은이의 벗겨진 신발이여
지하철 공사장을 지나
인왕을 향해 2, 3분 아픈 다리를 절면
무심히 이동하는 시민들의 대행진
나의 20대 풋풋한 양식은
텅 빈 오후의 소음 속에서 비틀거린다.
예나 다름없는 굴욕의 미소가
부스럼처럼 짓무른
소공동에서, 광화문 네거리에서
옛 추억의 풍선은 다발 째 묶여 나부끼고
비둘기는 아픈 발을 절며
물 그늘에 흔들린다.
아픈 발자국이 밀려간다.
어쩔 것인가
새로 태어나는 도시의 아이들이여
튼튼한 황금의 신발을 만들어주면
그럼, 너희들은 금 잎사귀가 되어
햇살을 반짝이며
금빛 어휘를 뿜어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