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상드러내는 고대 두 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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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에게」해중의 한 섬과 서부 「이란」에서 최근 개가를 울린 고고학자들의 발굴은 고대사의 진행과정에 수정을 강요할지도 모른다. 과학자들에 의해 규명되기 시작한 그 유물들은 이미 고대에 존재했던 거대한 두 제국의 실상을 부각시키고있다.
첫 번째 발굴은 기원전 15세기께 화산도 「테라」가 분화할 때 매몰된 찬란했던 「미노아」문명의 중심지를 지난 6년간 파내고 있던 「그리스」의 고고학자들에 의해 보고된 것이다. 지금까지 「테라」 발굴대가 파낸 유물 중에는 꽃 속을 나는 제비, 놀이하는 두 소년, 기도하는 남자동 아름다운 벽화 등 귀중한 예술품들이 많았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점은 「테라」의 엄청난 부를 뒷받침한 것은 해군력이었다는 「힌트」를 얻은 점이다.
이들은 집터를 파내는 중에 삼면 벽에 연속된 벽화의 조각을 발견했다. 「아테네」의 「비잔틴」 박물관 관계자들의 부분적 복원에 의해 이것은 21「피트」 높이에 새겨진 침략과 유혈의 서사시를 섬세하게 그린 벽화임이 판명됐다. 발굴대는 이것을 『일리아드』에 비유했다.
「호머」는 언어의 시인이지만 이것은 색채의 시라는 것이다.
연속화의 부분 장면들은 「미노아」함대와 외적함대와의 싸움을 그렸다. 다른 면에는 또 정복자가 다른 두 도시에서 환영받는 모습을 그렸다. 이 장면을 발굴대는 「리비아」 해안에서 있었던 일로 풀이했다. 이 도시들은 「미노아」의 맹방이거나 속령이었겠지만, 이들이 「미노아」의 적에게 원조를 했음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만일 이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기원전 4백50년의 「헤로도루스」이전을 몰랐던 「리비아」의 역사는 적어도 1천여 년 거슬러 올라간다.
중동에서의 발견은 「프랑스」의 고고학자들에 의한 것이다. 이들은 서부「이란」의 고대「페르샤」제국의 도시(「수사」)를 발굴하다가 고대세계의 강력한 통치자였던 「다리우스」대왕의 석상을 발견했다. 「다리우스」는 기원전 5백22년부터 4백85년까지, 북아에서 인도에 이르는 대제국을 통치했다,
머리가 없어진 「다리우스」상은 그에 관한 생생한 역사적 자료가 될 것이다.
「다리우스」가 생전에 세운 궁전근처에서 발견된 이 상은 몸이 크고 긴 옷을 입었으며 왼발을 앞으로 내고 왼 손을 등에 댄 모습이 당시의 「이집트」식으로 제작된 것을 말해준다. 비문에 의하면 이것은 「이집트」에서 조각되어 배에 실려 「수사」에 온 것이다.
기단에는 무릎을 꾼 사람들이 두 줄로 조각되어있는데 이것은 그가 통치한 종족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비문은 또 제국의 3대 공용어인 고대「페르샤」어, 「일래마이트」어, 「아카디아」어로 적혀있다. 이 상형문자에는 이 상이 초상화라고 밝히고있어 앞으로 그의 머리부분을 찾아내면 사람들은 처음으로 「왕중왕」「다리우스」의 참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타임지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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