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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측면에서 본 미국과 일본의 차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현재 일본 국민의 1인당 GNP는 3천「달러」정도로 미국(5천5백「달러」)보다 떨어지지만 현재의 수준인 연평균 8∼10%의 경제 성장률을 계속 유지한다면 늦어도 80년대 초기에는 일 국민의 평균소득이 미 국민을 능가하게 될 것이다.
지금도 물가수준·소비성향 등을 감안하면 「스웨덴」·「스위스」·불·서독 등은 국민 1인당 소득면에서 미국에 떨어지지 않고 있는데 「달러」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또 이들 나라의 경제성장 속도가 미국보다 빠른 현재의 상태가 지속되면 80년대에 가서는 미국은 이들 나라보다 국민소득이 훨씬 나아지게 될 것이다.
긴 안목으로 보면 일본이 미국을 비롯한 이들 나라보다 앞서게 될 것이며 몇몇 산유국을 제외하고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민이 될 것이다.
일본인들의 경제 및 재정 개념은 서구인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미국은 제한 없는 자유경쟁을 신봉하지만 일본은 경쟁을 무시하지는 않더라도 협동을 중요시한다. 미국이 자유시장경제를 추구하는데 비해 일본은 통제경제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미국의 기준으로 볼 때 맞지 않는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 일본은 대기업이 쓰러지는 것을 여러 기업의 협동으로, 또 정부의 지원을 통해 예방하고 있다.
예로서 「로키트」같이 중요하고 큰 기업이 폐업으로부터 구제를 받아야만 한다는 사실에 대해 일본서는 의문을 갖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미국 경제가들의 기준으로 보면 일본의 이와 같은 구제행위는 비 능률의 되돌이일 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위이다.
일본인들은 기업의 안전과 능률을 위해 기업합병을 권장하고 있다. 반대로 미국 정부는 IBM과 같은 큰 회사는 조그만 회사로 해체함으로써 능률이 최고로 확보된다고 믿고있다.
미국 정부는 대 은행의 활동범위와 영향력 행사를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대 은행들은 재벌「그룹」의 중심기업이 되어 있다.
따라서 일본 기업들은 미국인들의 기준에서 볼 때 아주 위태로운 재무상의 위험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은행이 안게되는 위험은 미국에서 같으면 중앙은행에 의해 크게 문제가 일어나겠지만 일본 중앙은행은 각 은행을 감시할 뿐이며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고 용도를 지정해주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는 역할만을 하고 있다.
미국이 일본과 같은 방식을 채택한다고 해서 득을 볼 것인지는 의문이다. 미국은 개방사회이며 반 독재주의 국가이다. 따라서 미국이 거두는 어떠한 성과도 이들 바탕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미국이 일본이 이룩한 업적을 경탄할 수는 있어도 이를 모방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일본을 보다 잘 이해하고 이를 미·일 관계에 효율적으로 적응한다면 이는 미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은 일본의 정치적인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크게 주목해야 한다. <뉴스위크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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