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나무』 찾기 운동|우리고유의 나무와 이름을 찾아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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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우리 나라 고유의 나무를 찾아내자』-.
제28회 식목일을 앞두고 한 원양어선의 선장과 여학교영어교사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나라나무 찾기」 운동을 벌이고있다.
원양어선 선장 김만조씨(34)와 부산여고 영어교사 우후덕씨(38)등 2명의 청년이 화제의 주인공.
이들의 전공이나 직업이 나무와는 인연이 없으나 『나무는 거짓말을 하지 않기에 나무를 사랑하게됐고 나무만큼 인간 세상을 모르고 값있게 꾸미는 것이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 나무 찾기 운동에 나서게 됐다는 것.
이들이 우선 이번 식목일에 각급 학교와 나무애호가에게 보내는 묘목은 우리 나라 제주도 서귀포가 자생지로 천연기념물163호로 지정돼 보호받고있는 희귀종인 담팔수-. 이 묘목은 이들이 지난 71년9월에 제주도에서 2그루밖에 없는 나무의 열매를 얻어 김해에서 정성스럽게 재배한 1천 그루이다.
이들이 굳이 희귀종인 답팔수를 택한 것은 우리 나라에는 고유의 나무가 많은데도 약삭빠른 상인들이 외국의 것처럼 다른 이름을 붙여 팔고있고 또 많은 국민들이 외국 것이라면 무조건 비싸게 사고있는 현실을 일깨워주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김만조씨에 의하면 시중에서는 우리고유의 후피향나무를 「목고꾸」로, 돈나무를 「도비라」 로, 팔손이나무를 「야스데」로, 식나무를 「아오께」로… 마치 이를 나무의 윈산지가 일본인 것처럼 마구 속여 팔고, 나무애호가들도 자칫 속기 쉽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씨 등은 우리나라나무의 고유한 이름을 찾기로 한 것.
외국어를 가르치거나 외국의 바다위를 떠돌다보니 우리고유의 것이 아쉽고 이를 곱게 가꾸어보자는 생각에서 이번 운동을 시작했으나 외국품 기호에 젖어있는 일부 국민들의 호응이 궁금하다고 했다.
이들의 「나라나무 찾기 운동에 드는 비용은 김만조선장이 나라나무 찾기와 푸른강산을 꾸미는데 도움이 된다면 『북양에서 값진 생선올 두세투망 더 끌어올리는 것은 힘들 것이 없다』고 기대에 차있다.
김씨 등은 앞으로 3년 동안에 담팔수·돈나무·말손이 등 26종의 천연기념물을 포함한 26종의 각종나무를 전국에 무상으로 보급할 예정. 이 기간 중 일반에게 나라 나무를 찾아야겠다는 의식만 심어 줄 수 있다면 그 뒤에는 이 운동이 상업적으로도 해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들 나무를 계획대로 보내면 5년 뒤에는 적어도 전국 1만 가구에 한 그루이상씩의 나라 나무가 정원에서 자라게 될 것이라고. 『비록 어렵고 시간이 걸리는 계획이지만 높은 산의 정상에 오르기 위해 첫 걸음을 내딛는 결의로 출발합니다.』 두 사람은 뜻을 같이할 사람이 나타나면 더욱 힙을 얻을 것이라고 다짐하고있다.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은 참사랑을 아는 마음이고 곧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 된다고 굳게 믿는 이들 두 청년의 푸른 설계는 4월의 물오른 초목처럼 마냥 푸르기만 하다. <부산=강남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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