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 기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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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드골」이 죽은뒤 처음으로「프랑스」의 총선거가 진행중에 있다. 외신을 보면 지난4일의 제1차 투표에서는 「인민전선」파가 예상한것보다 훨씬 더 호조를 보이고 있다한다.
역시 「프랑스」인은 「위트」와 장난기가 많다. 모든 연극을「프랑스」인은 「코미디」라 부른다.「발자그」가 자기의 대표적 작품을 <인간희극>이라 붙인것도 까닭이 있다. 너무「위트」를 즐기는 때문인지 어디까지가 장난이고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분간이 잘안된다. 그러니 정치도 예외일수가 없다.
이번에는 마치 역사는 1회전한다는 역사의 교훈을 애써 뒤엎고, 역사는 반복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도 같다. 그러나 어디까지 장난기가 섞였는지는 아직 「프랑스」인 이외는 잘 모른다.
모든게 1936년때와 같다. 그때에도 「인민전선」은 사회당과, 공산당·급진당등으로 구성 되었었다. 오늘의 새 「프룽·포퓔레르」도 마찬가지다.
1936년의 「인민전선」의 「슐로건」은 『빵과 평화와 자유』였다. 이번 선거의「슬로건」도 비슷하다. 다른것은 전자가 반「파시즘」인데 비겨 이번은 반「드골」주의라는 점이다. 그러나 이것도 사실은 다를바 없다고 어느반「드골」주의자들은 보고있다. 물론 어디까지 진담인지를 알 수 없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드골」이 마춰입은 옷을 아직도 남(「퐁피두」대통령)이 입고있었다는 사실이 「프랑스」사람에게는 못마땅하다는 사실이다.
워낙 「프랑스」인은 성미가 급하다. 또 멋에도 민감하다. 「드골」이 외치던 「프랑스」 의 영광도 별것 아니었다. 그래도 「드골」에게는 인간적인 매력이라도 있았으니 견딜만 했다.
한때 「드골」은「프랑스」가 『타성과 조심성으로 감싸인 낡은 나라』라 지탄했다. 그리고 그 인상을 바꿔 놓겠다고 덤볐다.
결국 「드골」의 노력은 성공한 셈이다. 이번에 「프랑스」인들은 타성과 조심성을 뿌리치고 정권을 바꿔보겠다고 덤볐으니 말이다.
이번의 「인민전선」파도 옛과 마찬가지로 성공할 것처럼 보인다. 기회가 좋은 것이다.
「샤방델마스」전내각때만해도 여당안은 온통 오직과 「스캔들」로 뒤끓고 있었다. 소시민의 생활살림도 피어나지가 않았다. 그러나 뭣보다도 지겨워진 것이 큰 문제이다. 바꿔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역사는정말반복하는것만같다. 이번선거에서도 「인민전선」파가 이길 전망이 크다. 그러나 압승할 것 같지는 않다. 따라서 정권을 획득한다해도 「인민전선」내의 세력균형이 문제된다.
36년때에도 「인민전선」의 집권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번에는 더욱 오래갈것 같지 않다.
더욱이 「질서」에 싫증이 난 「프랑스」인이다. 뭣보다도 「자유」를 즐기는 그들의 기질도있다. 재미있는 일들이 「프랑스」에 많이 일어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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