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리과 대학 교육의 성격과 방향|서울대 문리대 주최 「세미나」 정원식 교수 발표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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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에 현대적 대학 제도가 들어 온 지도 27년이 지났다.
분명한 개념 정립이 되지 않은 채 계속해오면서 양적으로만 팽창해 온 대학 교육에 새로운 개혁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교육 내용이 중요시 되어야하는 대학의 기능은 지금까지의 막연했던 대학 간판에 명확한 목적 의식과 개념 정립을 요구하게된 것이다.
1일 「아카데미·하우스」에서 가진 서울대 문리대의 『한국 문리대 교육의 성격과 방향』「세미나」는 특히 서울대 개혁 과정에서 문리대의 위치 문제와 관련, 주목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발표된 정원식 교수 (서울대 사대) 의 「문리대 교육, 교양 교육 및 전문 직업 교육의 관계」를 요약 소개한다.
대학 교육의 주된 유형은 문리대 교육으로 대변 돼 왔다.
문리대 교육은 지성의 개발에 목적이 있다. 문리대 교육은 사용 목적에 따라 그 적용이 광범한 동력의 개발이다. 교양 교육은 문리대 교육이나 전문 직업 교육을 받기에 필요한 도구의 습득과 기본적 요건을 성취하는 것이다. 또한 문리대 교육이 기본 과학을 강조함에 반하여 전문 직업 교육은 전문 과학을 교육 과정의 주요 성분으로 한다.
문리대 교육이 지배적이었던 대학에 전문 직업 교육이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은 19세기 후반이다. 선택 과목의 설정에서부터 대학은 생활 적응 과정의 비중이 높아졌고 전문 직업 교육은 그 위치를 굳혀 갔다.
현대의 대학은 문리대 교육적 성격이 점차 약화되고 전문 직업 교육의 비중이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여 더욱 커졌다. 그러나 문리대 교육은 전문 직업 교육과의 조화 속에 귀속되어야 한다. 이는 피교육자의 전인적 발달이나 전문 과학의 발달에 문리대 교육의 지원이 필요할 뿐 아니라 민주 사회에서도 소수의 지적 「엘리트」는 필요하며 이는 문리대 교육에서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문리대 교육, 교양 교육 및 전문 직업 교육은 서울대를 비롯한 국내 대부분의 대학에서 서로 관련성 없이 차단 돼 있다. 문리대 교육이 넓은 의미의 교양 교육이고 전문 과학의 발전에 필요한 기본 과학적 지식의 공급원이기 때문에 삼자는 유기적인 상보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이 점에서 서울대 종합화 안에서 구성되는 기본 과학 대학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의 설치는 대학의 기능을 조화 있게 절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는 교양 교육을 담당하면서 전국 직업 대학에서 필요한 기본 과학적 지식을 공급할 수 있도록 됐다.
전문 직업 교육의 교육 과정은 기본 과학과 전문 과학 및 응용 기술의 통합에 의해 이룩된다. 이런 융화적 관계를 전제하면 현재의 문리대 교육은 깊이보다 넓이를, 특정보다 일반을, 정보 보다 개념을, 그리고 부분보다 전체를 강조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 정책적인 측면에서도 이들 3가지 대학 기능은 상보될 수 있도록 변화가 와야 한다. 한국의 대학은 다양성보다 획일성이 더 강하다. 이는 정부 정책의 소산이라기보다는 대학 건설의 모형을 특정 대학에 한하고, 확장만이 발전이라고 생각하는 대학 운영자의 대학관에 더 많은 이유가 있다.
문리대 교육, 교양 교육, 전문 직업 교육의 상보적 관계는 반드시 한 대학의 「캠퍼스」안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대학이라는 테두리 속에서 그 조화를 찾을 때 대학의 다양성은 발휘되고 이렇게 될 때 자연 대학간의 협동 체제의 문제가 일어나며 한 대학이 해결하기 어려운 교육적 필요는 대학간의 협동에 의해 충족될 것이다. 한국의 현실에서 한 대학이 문리대 교육, 교양 교육, 전문 직업 교육을 조화 있게 융화시키고 상보적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 같은 대학의 이상은 대학간의 협동 체제에 의해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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