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세제로 오염되는 급수원-연세대 예방의학교실 조사결과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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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가정에서 많이 쓰는 합성세제가 급수원에 오염된다. 합성세제는 사용엔 편리하나 자연 중에서 분해되지 않고 그대로 하수를 통하여 급수원에 오염, 공중위생에 해를 끼친다. 이같은 오염상태는 서울시민의 급수인 한강의 경우 점차 심해지고 있음이 연세대의대 예방의학교실의 조사결과 분석됐다.
19일 연세대 예방의학교실의 정용 교수 팀과 국립보건연구원 미생물부 김정현씨, 부산 위생시험소 이종철씨 등이 공동으로 연구한 『서울시 상수 및 한강물구』보고에 따르면 상수도 물은 영등포구·성북구가 일본이나 미국의 경고기준인 0·5PPM에 육박하는 0·45PPM이 검출되었다.
또 한강 상류의 광나루지점에서부터 하류 행주나루에 이르는 10개 조사지점에서 채수, 검출한 한강물의 합성세제 요염량은 청계천 하수가 국제기준의 8·6배가 넘는 4·30∼4·85PPM, 안양천이 0·77∼1·52PPM 등으로 국제경고 기준을 훨씬 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합성세제의 소비량은 지난 66년 처음생산 판매되기 시작할 때의 4백6t에서 70년 현재 1만3천7백t에 달해 소비량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흔히 가루비누로 불리는 합성세제는 석유의 부산물인 탄화수소 등을 원료로 순화학적 방법으로 합성함으로써 얻는 세제의 총칭.
현재 시중에 판매 중인 합성세제는 주로 음이온 계면활성제의 일종인 알킬벤젤설폰산 소다가 태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 세제는 유지비누처럼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되지 않으므로 옷이나 식기 등에 묻었던 때를 거품 속에 함유한 채 강이나 급수원에 그대로 오염되기 때문에 수도물을 마시면 고스란히 인체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정 교수는 『서울 시내의 경우 일부 정수장에서 까지도 1PPM정도의 거품이 일고 있다』고 지적하고 합성세제는 『하수처리가 어려움은 물론 강에 오염되면 어류의 부화가 안 되고 성장을 억제한다』고 말했다. 특히 인체에서는 몸 속에서도 분해가 되지 않아 그대로 축적되어 각종 질환의 조발제 역할을 하고 지방질을 잘 녹이므로 고혈압을 일으키게 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스스로 분해되기 위해 물 속의 산소를 흡수하는 새로운 형의 합성세제가 실험실적으로만 성공했을 뿐 처리가 완전한 세제는 아직 없다』고 말하고 『사용이 간편하다고 무작정한 합성세제의 대량소비는 삼가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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