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형 도예전 이조백자의 구조미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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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도예가 초우 권순형씨가 베푼 5번째의 개인전은 그가 종래 시도해 오는 기형과 표면처리에 관한 연구의 연속이다. 이조백자가 갖고 있는 구조미를 주제로 삼아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을 하려는 것이 기형 면에서의 시도방향이고 거기에 여러 가지 채색의 유약을 조화시켜보는 한편 열도에 의한 질감의 효과 등을 상당히 고려하고 있는 작품들이다.
6, 7년간 계속해오는 그의 이러한 실험제작은 이제 세련되고 자연스런 미의 경지에 이끌어 가고 있다. 67년도 작품전에서 보였던 둔탁한 기벽이나 어설픈 방작 같은 느낌이 말끔히 씻어졌고 유약의 무의도 그릇 그 자체 속에 차분히 배어들고 있는 것이다.
권교수는 앞으로 수년만 이 작업을 계속한 뒤 새로운 시도를 해보겠다고 하는데, 그것은 현재의 일에 상당히 자신이 붙었음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출품한 작품은 병 대 푼주 대접 제기 형의 것 찻잔들. 그것들은 구연이나 어깨 복부 굽의 처리 등에 있어 부드럽고 고운 선감을 유지하고 있으며 반추상화한 구름 용 등의 무늬가 쾌활하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이조자기의 공예미를 현대감각으로 발전시키는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할만하다.
물론 오늘의 도예품은 이미 실용성을 상실한지 오래며 다만 「오브제」라 할까, 하나의 예술품이란 각도에서만 감상하는 것으로 돼버렸다. 이제 수공의 도예품을 감상위주로만 생각하더라도 그의 이러한 훈련과 바탕은 매우 소중한 것이다. <5∼10일 신세계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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