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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의 경제개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동구제국이 그 동안 외면해오던 IMF, IBRD에 가입할 움직임을 보이고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9월에 「루마니아」는 IMF, IBRD에 가입신청을 냈다하며, 이에 따라서 「폴란드」와 「헝가리」도 IMF에 가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동구제국의 움직임이 무엇을 뜻하는 것이며 그 귀결점이 어떻게 될 것이냐를 지금단계에서 확실히 파악할 수는 없겠으나 동서경제교류의 적극화를 희망하는 본질적 동향의 표출이라는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동구제국은 그 동안 「헝가리」사태, 「폴란드」및 「체코」의 자유화운동 등 추세적으로 보아 소련권으로부터의 상대적인 이탈을 계속 시도해오고 있는 것은 확실하며 이는 「유고」와 「루마니아」의 성공에 이은 이른바 동구전체의 물결로 파악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물론 이러한 동구제국의 움직임은 소련의 물리적 압력에 따라서 번번이 실패로 끝났던 것이
지만 이제는 미·소의 냉전 체제가 화해체제로 구체적으로 전환되는 시대적 배경을 업고 다시 제기되고있는 것이므로 지난날처럼 물리적으로 억압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 소련은 미국과의 항해협정과 통상협정을 체결하여 스스로 대미교류를 적극화시키고 있는 것이므로 서구제국이 자유세계와 같은 방식의 교류를 추진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필연성을 내포하는 것이다.
이러한 본질적 동향이 현실화하는 경우 동서경제는 재래의 체제를 조정하여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선 자유세계는 대 공산권 전략물자수출금지협정을 사실상 휴지화시켜 나갈 요인을 내포하고있는 것이며 동시에 공산권에서도 「코메콘」해제의 해체과정을 밟지 않을 수 없는 요인을 내포하고있다.
이러한 양 체제의 조정에 시일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겠지만 그 전환과정에서 무역 및 자본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만은 확실하다.
다음으로 「유고」의 가격기능부활과 소련의 「라벨만」방식도입에 이어 동구제국도 단계적으로 시장경제원리의 부분적 도입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는 본질적으로 동서경제가 이제 효율경쟁단계에 돌입하고있다는 것을 뜻할 뿐만 아니라 공산권에서조차 국민복지의 향상을 정책의 최우선적인 과제로 삼게되었다는 반응이다. 원래 공산권에 있어서는 국민복지보다는 국가건설을, 그리고 능률보다는 「이데올로기」를 목표로하여 정책이 추진되어왔음을 상기할 때 이러한 전환 획기적인 것이다.
끝으로 동구권의 정책기조변화와 IMF, IBRD가입 움직임은 결국 경제의 능률화에 있어 경쟁을 통한 인간의 창의력과 자발적인 참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이냐를 확인한 결과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경제는 경제고유의 논리에 따라서 운영되어야만 비로소 능률을 확대화시킬 수 있다는 평범한 논리가 동구제국에서 다시 인정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능률의 확대화를 당면 과제로하는 이 나라에서도 정책추진면에서 다시 한번 음미해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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