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로버트·트리핀」<미 예일대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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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 9월25일부터 28일까지 열렸던 IMF(국제통화기금) 연차 총회를 계기로 국제통화개혁문제는 주요국간의 『진지한 논의의 「테마」』가 되고 있다. 내년 초부터 활발한 의견 교환이 있을 국제통화개혁안의 윤곽을 미리 점치기는 물론 어렵다. 앞으로 국제통화개혁문제가 어떠한 방향을 잡을 것인지 미국의 저명한 4명의 경제학자 「로버트·트리핀」 「예일」대 교수, 「리처드·N·가드너」 「컬럼비아」대 교수, 「로렌스·B·클라우즈」 「브리킨즈」연구소 전문가, 「찰즈·P·킨들버거」 MIT 교수 등이 내놓은 진단서를 외지에서 간추려 본다.
금년 IMF총회에서 미국 「슐츠」재무장관이 화해적인 미국의 통화개혁 기본원칙을 밝힌 것은 고무적인 사실이었다. 「슐츠」재무장관은 ①미국은 그때까지 통상교섭이 전면적 성공을 거둔 후라야만 통화개혁에 임하겠다는 태도였으나 이제는 양자를 「링크」하기는 하되 통상교섭의 성격을 반드시 전제로 하지 않는다고 크게 태도를 바꾸었고 ②국제수지 흑자국만이 평가조정을 해야한다는 입장을 버리고 내가 2년 전에 제안한 「포크·시스팀」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음을 밝혀 놀라게 했다.
「포크·시스팀」은 각국이 외화준비의 「노멀」한 수준을 설정해두고 외무가 그 수준을 대폭 상·하회할 때는 외환율을 재조정하는 것이다. 이 제도에서는 적자국 뿐이 아니라 흑자국도 환율조정을 대칭적으로 하게된다.
이에 대해 「지스카르데스텡」 불란서 재상도 대칭적인 조정을 강조하고 통화교섭 시간표를 첫째 평가조정의 일반적 「시스팀」, 둘째 「달러」의 교환성 회복, 그리고 끝으로 가장 난제인 금과 국제통화 문제로 제안하여 전체적으로 IMF총회를 성공시켰다.
물론 새로운 통화제도에 대해 어떠한 합의가 있던 것은 아니며 내년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IMF총회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고 이것이 구체화하여 각국의 비준을 거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문제가 되고있는 외화 증감의 구조적 및 만성적인 현상에 대처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은 「포크·시스팀」이다.
외화가 정상수준을, 예컨대 30%이상 증감했을 경우에는 IMF와 협의하여 더 이상 외화가 증감하지 않도록 대책을 취하는 것이 이 「시스팀」의 내용이다.
이 단계에서 외화증감이 단자이동에 의한 일시적인 것인가, 아니면 구조적인 것인가가 검토되고 적절한 대책이 안출될 것이다.
각국은 IMF와의 협의를 거부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는 시장제력에 의해 결국 평가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앞으로 개혁논의에서 가장 소망스러운 것은 SDR(특별인출권)을 중심적인 준비수단으로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금·「달러」와 달리 국제유동성을 세계경제수요에 맞추어 증감할 수 있는 준비자금을 갖게 될 것이다.
이 사실은 준비자금으로서의 역할로부터 「달러」를 약화시킨다는 것을 뜻한다.
SDR의 역할을 증대시키는 방안은 현재와 같이 각국의 국내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발행하지 않고 집단적으로 합의된 목적을 위해 발행되고 배분하는 것이다.
집단적으로 합의된 제 목표중의 한예로 IDA(제2세은)를 통한 저개발국 원조를 들 수 있다.
또 SDR는 진정한 가치기준이 되어야하며 외환율은 금·「달러」가 아니고 SDR을 기준으로 해야한다.
따라서 국제통화제도에 있어 금의 현실적인 역할은 감소하고 최종적으로는 은과 같이 비화폐화하여 단순한 개인상품이 되어가게 된다.
68년 봄에 체결된 금의 이중가격제에 의해 주요국 중앙은행은 민간시장에서 금을 매매하지 앉게되어 공적 금의 총량은 동결되었다. 금의 장기적 동결은 소망스럽지 않다.
현행 공적 금의 처리방안은 IMF규약 제4조2항에 의해 재활용을 도모해 볼만하다.
이항은 각국 중앙은행이 자국의 금 평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금을 살수도 없고 낮은 가격으로 팔 수도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과 갈이 금의 시중가격이 공식 「레이트」보다 크게 상회할 때는 이 규정에 따라 중앙은행이 금을 매각할 수는 있으나 매입할 수는 없다.
국제수지 적자국이 금을 매각하여 외자를 얻을 필요가 있을 경우, 중앙은행간에는 평가에 따라 매매할 수밖에 없으므로 시중가격이 높을 때는 민간시장에 팔 것이 틀림없다.
이렇게 해서 금은 민간시장으로 환류하고 금의 비화폐화가 진행된다.
금의 시중가격이 공식「레이트」보다 상회하는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한다면 금을 민간시장에 팔려는 압력이 강력해질지 모른다.
이때는 각국의 금 매각을 IFM를 통해 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IMF의 부분적 시장조작 능력을 전반적으로 확대해서 IMF에 금 교환계정을 설치해야한다.
그렇게 해서 IMF에 금을 예탁하는 제국은 IMF가 매각하는 가격을 보증해야한다.
다음으로 IMF에 금을 매각하는 각국 사이에 그 차익을 IDA 또는 다른 원조기관에 헌금한다는 협정을 맺어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가장 반가운 일이나 실현 안된다 해도 금이 IMF에 집중 될 것이므로 환영할 만한 것이다.
IMF에 금을 예탁할 경우에는 금 증권 또는 SDR을 교부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장래 SDR가 환결제와 준비자산의 「일반적」수단이 된다면 「특별」인출권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SDR는 IMF의 준비계정이 될 것이므로 단순한 표현상의 문제이나 역시 실태를 명확히 나타내는 명칭이 합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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