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모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주독을 풀어 담을 제거한다. 이것을 먹으면 악심이 사라지고 심중의 산수를 정지시킨다. 구워먹으면 이(설사)에 특효이고 기름에 적셔 머리를 빗으면 백학과 적발을 고쳐준다.
모과에 대한 본초강목(한의사들의 처방의 지침이 되는 중국고대의 약전)의 예찬이다.
국화의 향기를 압도하는 모과는 예부터 식용으로보다도 약용으로 널리 알려진 과일이다. 특히 기침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과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고목의 열매로 생김새는 형편없지만 그 향기는 가을 열매 중의 으뜸이다. 모과나무는 높이가 3∼5m로 중국이 원산지이다. 봄에 횐 또는 붉은 꽂이 피었다가 가을에 길이 10㎝정도의 김 타원형의 황색 열매를 맺는다. 마치 배와 같이 생겼으나 껍질이 노랗고 울퉁불퉁한 것이 특색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충청남도가 모과의 주요 산지이다.
모과의 과일로서의 특징은 은은한 향기와 독특한 신맛에 있다. 만추에 향기를 자랑하는 것으로 국화를 손꼽는 사람이 있지만 사실은 모과의 향기는 국화를 압도할 정도로 그윽하고 은은하다.
때문에 중국에서 예부터 약용 외에 모과에서 추출한 향기를 옷에 뿌리거나 실내장식 등으로 그 방향을 높이 평가한다. 또 경원이나 화분에 모과나무를 심어 그 독특한 향기를 음미하는 것을 멋으로 아는 습관이 전해지기도 한다.
주요 성분은 과당으로 모과의 감미로움을 좌우하는 물질이다. 과당은 인체의 각 장기를 튼튼하게 보호해주며 특히 간장과 신장(콩팥)의 활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본초강목에서 예찬하는 대로 한방의들은 감기·기관지염·페렴 등으로 기침을 심하게 하는 환자나 설사로 고통을 받는 환자에게 모과를 즐겨 처방하나 이를 뒷받침 할 만한 모과의 성분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전기한 과당 외에 단지소량의 단백질이 들어있지 않나 추측할 뿐이다.
모과의 신맛은 독특해서 이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모과에는 이에 해로운 석 세포가 많아 생식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것이 단점이다. 그래서 모과는 주로 「쨈」, 「젤리」, 다 등으로 이용된다.
특히 모과 차는 코끝에 스치는 향기로움과 혀를 자극하는 독특한 산미 때문에 인기가 높다.
늦가을에 잘 익은 모과를 따서 삶든가 아니면 얇게 썰어 말려 두었다가 달여서 다로 마시면 소화에도 좋고 호흡기가 튼튼해진다고 한방의들은 말한다. 그리고 갈증이 심할 때도 모과 차를 마시면 좋은 효과를 본다고 한다.<김영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