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 평화 안의 윤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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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프랑스·솨르」지는 10일 미-월맹 양측이 월남문제를 ①인지전역휴전, 포로교환, 미군 및 제7함대철수를 골자로 한 군사적 해결을 선행시킨 뒤 ②「티우」월남대통령의 하야, 「구엔·반·후엔」상원의장영도하의 과도정부수립, 연정으로의 이행을 내용으로 한 정치 적 해결을 모색한다는 2단계 해결방안에 거의 합의했다고 전했다. 동지는 뿐만 아니라 월남에 궁극적으로 중립정부를 세운다는데 관해서도 미-소-중공이 이미 양해를 보았다고도 보도했다. 「파리」의 일간지「르·몽드」지도 이날『가장 정확한「회담소식통」』을 인용, 미국과 월맹 및 기타 국가들이 만족할만한 월남평화방안에 합의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이며 이 합의사항 일부는 내주 중에 발표될는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유력 지들의 이와 같은 보도는「키신저」미대통령 안보담당특별보좌관이 월맹노동당 정치국원 「레·둑·토」및「파리」회담의 월맹 측 수석대표「수안·투이」와 수일간 밀담을 끝내고 본국에 돌아가「닉슨」대통령과 협의키로 되어있고, 또 미국정부가 될 수만 있으면 대통령선거전에 월남종전협상의 기본적인 타결을 지으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다분히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월남종전 방안으로서 우선 휴전을 이룩하여 포로부터 교환하고, 미군을 철수시킨 다음 과도정권을 수립하고 중립화연정으로 이행하자는 데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쌍방의 의견이 접근되어 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이번 막후협상을 통해서 합의에 접근해 가고 있다는 종전 안의 골자 중 가장 중요한 것은「티우」월남대통령을 하야시킨 다음「구에·반·후엔」상원의장 중심으로 과도정부를 수립하고 연정으로 이행하여 궁극적으로는 중립정부를 세운다는데 대해 3대 핵 국가가 이미 양해에 도달했다는데 있다.
공산 측은 미군철수 없는 휴전성립, 정치 적 해결과 직결되지 않는 군사 적 해결을 완강히 반대해왔고, 특히 월남에 연립정부를 세우기 위한 조건으로「티우」의 하야를 강경히 요구해 왔었다. 따라서 이번에는 미국 측도「티우」의 하야를 받아들이게 됨으로써 평화협상이 합의의 단계에 급작스럽게 접근하게 된 것이 아닌 가고 관측된다.
미국은 금년 들어 중공과 정상회담을 하는데 있어서도, 소련과 정상회담을 하는데 있어서도 이들 강대국의 정치적 영향력을 빌어 월남문제를 속히 해결코자했고, 특히 금 춘의「하이퐁」만 봉쇄작전 개시 이후에는 월남문제를 대 국가 흥정으로 이관시켜 해결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역력히 나타났다. 그러나 인지반도에 대한 영도권 다툼으로 착잡 미묘한 대립을 거듭하고 있는 중공과 소련은 서로 상대편 눈치를 보느라고 발벗고 나서기를 꺼렸었다. 그 뒤로도 미국은 꾸준한 막후협상을 벌였는데 그 결과가 3대국으로 하여금 월남에 중립정부를 세우자는 데 대해서 원칙적인 합의를 보게 했고, 월맹으로 하여금 이 선에서 종전조치를 취해도 좋다는 의견을 굳히게 한 것이 아닌 가고 생각된다.
월남문제 해결과 병행해서 인지전역에 있어서 휴전을 성립시킨다고 할 때 그것이 현상휴전을 의미하는 것인가, 혹은 교전쌍방이 각각 일정한 지역으로 군대를 이동시키고 그 지역을 확보하는 조건하의 휴전을 의미하는 것인지, 전혀 알려진바 없다. 또 정치적 해결방안에 있어서도「티우」하야후「티우」를 지지하던 정부나 군의 반발, 동요와 이에 따라 빚어질 일종의 무정부 상태를 어떻게 막을 것이며 또 과도정부가 질서유지 능력을 가지고 연정수립의 대임을 완수할 수 있을 것 인가도 지대한 의문이다. 따라서 2단계 해결안에 관해 합의가 성립된다 하더라도 월남의 군사·정치정세는 앞으로 그 실천을 싸고 일대 격동을 면치 못할 것이다. 우리가 종전협상 타결기운의 성숙을 환영하면서도 결코 낙관치 아니하는 소 이는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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