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유성우는 왜 안보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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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9일 자정을 좀 넘어서 볼 수 있을 것이라던 대 유성우가 나타나지 않아 이를 보려고 산과 고층「빌딩」등에서 하늘을 지켜보던 많은 사람을 실망시켰다. 「자코비니·지너」혜성에 의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됐던 대 유성우를 관측하기 위해 일본에서 28명의 「아마」천문가들이 내한, 한국 「아마」천문가「클럽」 회원들과 함께 남이섬에서 밤을 새웠으나 허탕쳤다.
연세대 천문학교수 조경철 박사는 『「자크비니·지너」혜성은 6.5년만에 지구로 나타나지만 그 궤도와 지구 궤도간의 관계 때문에 13년마다 대 유성우를 볼 수가 있다. 이번이 13년 주기에 해당하고 또한 「자코비니·지너」혜성과 지구와의 궤도 사이의 거리가 약 11만km이고 7일이 신월이고 해서 조건상으론 대 유성우가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컸던 것만은 사실이나 대 유성우의 출현만은 일식이나 월식이 나타나는 것과 같이 정확히 알아맞힐 수 없는 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조 박사는 자신도 미국에서 관찰에 실패한 일이 있었다고 말하면서 안보인 까닭을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
「자코비니·지너」혜성의 궤도는 계산이 되나 그것이 흘린 유성물질의 궤도는 계산할 수가 없다.
가령 유성물질이, 그것도 대 유성우를 보이게 할 수 있는 진한 덩어리의 물질이 혜성궤도 밖으로 멀리 흩어져 나갔다면 이번과 같이 지구에 대 유성우를 나타나게 하지 않는다.
그리고 혜성궤도의 폭이 좁아서 유성물질이 그 안에 있어서 대 유성우를 보게 된다해도 일정지역에서, 그것도 2∼3시간 밖에 볼 수가 없다.
따라서 이번에 볼 수 있는 지역인 전극동 지역에서 전혀 볼 수 없었는지, 어느 다른 지역에선 보았는지는 좀 시간을 기다려 보아야겠다. 그러나 일본 등에선 「혹가이도」등 일부지역에서 보았다니까 유성물질이 전부 혜성궤도 밖으로 달아난 것 같지는 않다.
한편 중앙일보에선 지난 8월 10일자와 10월 6일자 해설에서 구름이 없고 대기오염이 안된 곳에서는 안 보일 수 있다고 지적한바 있다. 그러나 대 유성우를 보려던 사람들이 크게 실망한 것만은 틀림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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