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전중 방중 분노 속에 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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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만25일 AFP합동】대만정부와 시민들은 침울한 마음으로「다나까·가꾸에이」수상의 중공방문을 지켜보고 있다. 대북 주재 일본대사관과 영사관은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사무를 보고 있으며 일본대사관이나 영사관건물주변의 경계를 눈에 띄게 강화한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본소식통에 의하면 배신한 모든 일본인들을 몰살하겠다는 익명의 협박전화가 일본대사관에 걸려와 일본 대사관은 이를 현지 경찰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대사관이나 대만의 정부청사에서「데모」는 벌어지지 않았다.
대 북의 신문들과 방송국들은「다나까」수상의 중공방문을 간략하게 보도했으며, 정부기관지 중앙일보는 사설을 통해 모택동 주의자들이「필리핀」에 질러놓은 불은 앞으로 2년 안에 일본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개석 총통은『우리의 본토를 수복하겠다는 결심은 어떠한 혼란과 모욕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모든 중국인들에게 본토수복을 위한 성전에 참가하여 공산정권의 학정에 신음하고있는 동포를 구출하자고 호소했다.
이번「다나까」수상의 중공방문이 대만에 미친 충격을 지난 번「닉슨」미국 대통령의 중공방문이 주었던 충격과 비교할 때 역시 후자의 비중이 컸던 것 같다. 그것은 미국은 1954년에 맺은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대만의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반면 일본은 대만에 대해 그러한 책임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만은 일본의 대 중공 접근에 대한 그들의 분노를 될수록 감추려하고 있는 것 같다.
대만은 다나까 수상의 중공방문이 일본·대만간의 외교단절을 가져올 것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다나까」수상의 중공방문 끝에 발표될 공동성명에 뒤이어 일본정부가 먼저 대만과의 관계를 단절해주기를 차분히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함으로써 대만은 이로 인한 모든 책임을 일본에 돌리면서 세계여론에 일본이 선을 악으로 갚았다고 호소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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