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가입 권고안 통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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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로마=정신규 특파원】「이탈리아」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국제의원연맹(IPU) 집행위원회는 19일 북한가입 권고안을 5대4로 통과시켰다.
집행위 표결은 권고의 뜻을 가질 뿐 의결의 효과는 없지만 집행위에서 이 문제가 열띤 논란을 일으켰고 표수가 백중 했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이사회에서의 북한가입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이날 아침9시부터 시작되어 하오7시까지 계속된 장시간의 논란에서 11개국 집행위대표들은 거의 모두가 찬반발언을 했는데 특히 영국대표가 강력한 반대발언을 했고 소련과「루마니아」대표가 찬성발언을 했다.
「이탈리아」대표는 찬성은 했지만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 표결에서 부표를 던진 나라는 영국 일본「네덜란드」「베네쉘라」등이고 찬표를 던진 나라는 소련 루마니아 카메룬 인도 이탈리아인데, 스위스는 중도에 퇴장, 기권했고 프랑스는 의장 국이어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이번 집행위에서 북한 가입 권고안이 가결된 것은 무엇보다도 한국에서 진행되고있는 남북적 회담이 외신으로 전해져 마치 통일이 곧 이루어지고 있는 듯한 인상을 풍김으로써 북한가입에 유리한 배경을 이룬 것이라고 이곳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이날 집행위는 상오 9시에 시작되어 하오 1시 점심식사 때에 휴회하고 다시 하오 3시에 속개되어 7시까지 계속되었는데 점심시간 중 북한 측 대표단이 활발한 외교공세를 편 것으로 알려졌다. 또「이탈리아」공산당이 당원을 많이 동원, 특히 인도와 같은 중립적대표의 설득에 힘을 기울였다. 한국과 북한 대표단은 모두 집행위원국이 아니므로 집행위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집행위 표결 결과에 대해 한국대표단장 박준규 의원은『최선을 다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외신으로 전해진 남북적 회담이 남북한 긴장완화를 너무 피상적으로 전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한국사정을 곡해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북한 가입 권고안에 대한 이사회표결은 20일 오전 중(한국시간 하오5시 이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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