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의원, 북한 대표와 설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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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4일 저녁 영빈관에서 열린 이후락 남북 조절 위원장 주최의 「리셉션」에는 국회부의장·여야 당직자 등 10여명의 국회의원이 참석, 북한측 적십자 대표 및 자문위원들과 토론을 벌였다.
신민당의 박병배 의원은 윤기복 북한 자문위원이 『「7· 4」 공동 성명 정신에 따라 통일 문제를 다루어 나가자』고 하자 『나는 「7·4」 성명을 반대하는 사람』이라면서 『납북해간 KAL기를 보내주겠소, 안보내주겠소. 보내주면 나하고 얘기가 되지!』라고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는가 하면 윤이 악수를 청하자 『서울이 어떤지 잘 알고 난 뒤에 악수하자』고 손등만 내밀었다.
박 의원은 김병식 자문위원과 만나서도 『상호 비방을 않기로 했고, 여기 온 손님이니 공격은 않겠다』고 전제하고는 『그러나 당신이 쓴 책들을 판매 중지하거나 회수하라』고 요구했고 김은 이를 받아 『더 많이 팔아야겠다』고 응수하자 박 의원은 『우리가 정권을 잡으면 당신들은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겠다』 고-.
신민당의 고흥문 김형일 정해영 김수한 의원 등도 『적십자 회담에 정치를 개입시켜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김태희 단장이나 윤기복 자문위원은 『정치와 적십자 회담의 한계를 어떻게 정하느냐는 얘기를 하자면 말이 길어진다』고 피하기도.
정희경 이청일 두 남북 여성 대표를 만난 현오봉 공화당 원내 총무는 『남자들이 해서 일이 성사되지 않으면 여성 대표 두 분이 합의해서 잘 끝내도록 하시오』라고 농담도 했으며 제주 출신 조선 통신사 소속 오기옥 기자를 만나자 『우리 선거 구민』이라면서 제주도 얘기를 주고받았다.
백두진 국회의장은 15일 세종 「호텔」에서 북적 대표단을 위한 만찬을 베푼다.
국회의장실에선 당초 북적 대표단의 본회의 방청을 주장했으나 북적 측이 원치 않아 만찬으로 바꾼 것이라고.
의장실에선 만찬회의 초청 범위로 국회의장단, 여야 총무 및 13명의 상임위원장으로 잡았는데 김재광 신민당 총무는 신민당 정무위원 15명의 명단을 내놓고 초청 범위에 포함시키도록 요구.
이래서 의장실은 재조정 끝에 신민당 쪽에서 고흥문 윤제술 두 정무회의 부의장, 김형일 사무총장, 박병배 정책심의회 의장, 공화당에서 구태회 정책위의장, 길전식 사무총장, 김진만 재정위원장, 이병희 정무 담당 무임소 장관을 초청 대상으로 추가했다.
신민당 당수계의 김재광씨는 14일 낮 자파 원내 9명과 원외 위원장 21명 등 30명과 서울시내 A「호텔」음식점에 모여 점심을 들며 오는 26, 27일 전당 대회는 예정대로 치른다는 방침을 확인하고 원내외 9명으로 전당 대회 대책위를 구성, 본격적인 당권 경쟁에 나섰다.
구주류계의 고흥문 김영삼 이철승씨 등 정무위원 9명은 같은 시간에 Y구락부에 모여 전당 대회 대책과 지난번 정무회의에서 당수계 당원으로부터 봉변을 당한 유옥우씨에 대한 문제를 협의.
비주류 일부에서 당수 추대 운동을 받고 있는 홍익표씨는 14일 낮 효창동으로 김홍일 당수를 방문, 전당 대회에 있어서의 당수계 비주류간의 제휴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것.
한편 지난 6일 도일했던 유진산씨는 14일 하오 귀국, 당내 문제엔 말을 피하고 『일본에서도 적십자 회담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여론이더라』 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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