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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년도 대입 예비 고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내년도 대학 입학 예비고사 시행 요강이 확정 발표되었다.
동 요강에 따르면 73학년도 예비고사 과목으로는 종전의 국어·국민윤리 및 사회·수학·과학·영어·실업(가정) 등의 6과목에 새로 「국사」가 추가되어 7과목으로 는 것이 눈에 뛴다. 올 들어 새삼 「교육의 국적을 찾자」는 소리가 높이 일고있어 예비고사 과목에도 그러한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새 과목이 하나 늘어 배점은 종전의 과목당 50점씩 3백 점 만점에 국사 30점이 추가되어 3백30점 만점이 되었다. 수험생들의 부담도 그만큼 커졌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예비고사의 합격 율은 내년도에도 올해 72년도와 같이 입학 정원의 1백80% 정도가 될 모양이다. 그러나 이 비율은 여러 관점에서 2백% 정도까지 확대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예년의 경우 당해 년도 대학 졸업자와 재수생을 합쳐 평균 2. 3대 1 내지 2.5대 1의 경쟁 율을 보였던 것이나 이를 2대 1 정도로 낮추어 그 합격자수를 약간 늘린다는 것은 예비고시 시행의 목적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반면, 그로써 불필요한 과당 경쟁의 폐단을 제거하고 수험생의 불안감을 덜어주는데 결정적인 「플러스」를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대학 입시 예비고시 제도는 이제 실시한지 다섯 번째의 실험을 거듭하는 셈이 된다. 그동안에 이 제도에는 위에 적은 바와 같이 고사 과목이 늘고 합격 율이 커지고, 또 시험 장소가 늘고 하는 등의 작은 변경 또는 개선사항이 있어오긴 했다. 그러나 애당초 입학 시험도 아니요, 대학 입학 자격시험도 아닌 예비고사가 학생들에게 2중의 입시관문을 뚫도록 강요하여 보다 무거워진 부담을 주고있는 이외에 어떠한 실질적인 의의를 가지는 것인가 하는 기본적인 문제점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가시지 못한 채 있다.
그러나 물론 입시 제도를 다소 정리한다는 개선책으로서의 예비고시 제도나마 재대로 잘 운용이 되고있다면 그런 대로 무난하다고 하겠으나 거기에도 또한 허다한 문제점이 있다.
다른 것은 모두 제쳐놓고서 오직 한가지만 여기에 지적해두고 싶은 것은 아직도 뿌리뽑히지 않고 있는 시험중의 부정 행위다.
특히 우리가 우려해 마지않는 것은 극소수 수험생의 우발적인 부정 행위보다도 그릇된 향토애 또는 빗나간 학교 명예라는 엉뚱한 공명 동기가 시험 과정에서 의젓하지 못한 영향을 끼치는 수가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그러한 보도가 거짓이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만의 일이라도 그게 사실이라면 그것은 그냥 둘 수 없는 문제이다.
우리의 교육은 중앙과 지방, 그리고 각개 지방이나 학교를 따질 것 없이 모든 학교의 높은 수준에 있어서의 평준화를 이상으로 하고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에 따라, 학교에 따라 차등이 생기고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대입 예비고시의 시행으로써 바랄 수 있는 최대의 기대는 이처럼 현존하는 학교 차를 이 고시 시행의 결과로써 가능한 한 좁히는데 집중적으로 활용하는데 있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예비고시 제도의 운영도 이 같은 기본 방향에 빗나가거나 더욱이 그에 역행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예비고시의 결과에 그릇된 향토애나 애교심에서 부당한 방법으로 유리하게 영향을 주거나 또는 그 결과를 과당하게 학교의 영예로서 선전하려는 폐풍이 새해부터는 일소되어야 할 것이다. 거기에는 특히 학교 당국·학부형 그리고 「매스컴」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자중이 절실히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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