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코너」대화의 교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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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5일 하오 서울청량리 「로터리」에 있는 대왕 「코너」에 큰불이 나 6명이 사망하고 80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 참사가 일어났다.
대왕 「코너」의 1, 2, 3층이 전소하고 피해액만도 1억8천여 만원이나 되는 큰 화재였다. 인명피해가 적었던 것은 대연각 화재의 경험을 살려 고가사다리 차를 도입하고 소방장비를 보완한 때문이며 인명피해가 적었던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하겠다.
대왕「코너」의 대화는 「프로판·개스」의 폭발로 인한 것으로 대연각「호텔」의 대화와 원인이 꼭 같다는데 시민들은 새삼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대연각 「호텔」의 화재가 일어난 직후에 서울시는 「프로만·개스」용기들을 일제 점검하고, 폭발위험이 있는 「개스」 용기들을 폐기케 한일도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불량용기들이 나돌고 있었다는 사실은 끈기를 잃은 즉흥적 행정조치가 빚어내기 쉬운 과오로서, 무슨 일이 있을 때만 하다가 마는 행정태만을 책하지 않을 수 없으며 고압「개스」기의 단속 소홀이 이러한 불상사를 야기한 것으로 보여 계속적인 용기단속이 요망된다.
또 인명피해를 낸 중요한 이유는 동쪽 신관건물에 비상계단이 마련 안 되었기 때문이라 한다. 또 신관 2층에는 10여m가량 튀어나온 「슬라브」가 있어 고가사다리차도 접근할 수 없어 보다 많은 인명피해를 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대연각「호텔」화재 이후에 고도건물의 소방시설을 일제 점화한바 있는데 이러한 불비점이 있는 대왕「코너」에 대해서는 왜 충분한 시정조치를 내리지 않았는지 의심스럽다.
대왕「코너」는 건축 당시부터 말썽이 많은 건물이었다. 청량리 재개발의 미명하에 시유지의 불하수속도 밟지 아니하고, 고층건물을 지어서는 점용 사용료만 내어왔다는 사실도 석연하지 않다. 서울시가 자기대본이 별로 없는 민간인에게 그처럼 중요한 토지를 불하하지도 아니하고 지상권을 설정해 주었다는 사실도 수긍이 가지 않는다. 대왕「코너」의 경영주는 그 동안 은행채무로 소유권이 은행으로 귀속이전 되었다고 하는바 업주들과 세입자들간의 금전문제 등 해결해야할 난제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왕「코너」화재에서 새로이 문제로 등장한 것은 소방용수의 부족이었다. 많은 소방차들이 달려 왔으나 소방전 시설이 부족하여 완전한 진화를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소방시설의 개선책이 요망되고 있다.
당국은 이번 대화를 계기로 앞으로는 이러한 화재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고층건물에 대한 화재진단을 다시 해주기 바란다. 다행히 대왕「코너」에 있었던 사람들이 대연각「호텔」화재의 경험을 살려 침착을 잃지 않고 질서정연하게 대피한 것은 그 동안에 실시하였던 대피훈련 등의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러한 고층화재에 대비하여 더한층 완벽한 소화를 하기 위하여 소방시설을 개선하고 소방장비의 도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이번 대왕「코너」화재에 희생된 어린 학생들의 명복을 빌면서 유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며, 한편으로 우리는 수많은 중경상자들이 하루 속히 완쾌하여 재기하게 되기를 빈다. 정부와 서울시는 이번 화재의 희생자들과 피해자들에게 사회 보상적인 혜택을 베풀어야 할 것이요, 건물 소유주는 건물세입자들에게 적당한 피해보상을 해주어 실의에 젖어 있는 피해자의 재기를 위하여 유루가 없도록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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