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발전소 가스누출 당시 … 인부들 마스크·경보기 미착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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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발생한 충남 당진의 현대제철 내 현대그린파워㈜ 가스누출 사고 당시 작업자 대부분이 안전장비인 가스경보기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를 수사 중인 당진경찰서는 27일 “사고를 당한 9명 가운데 6명이 가스배관작업 등에 필수인 가스경보기를 휴대하지 않았고, 3명은 가스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양모(51)씨와 박모(40)·김모(47)씨 등 설비보수 업체(대광 E&C) 소속 작업자 3명은 현대그린파워 발전기의 구조물에 보수작업을 하러 들어갔다가 가스에 중독됐다. 현장감독관인 양씨는 가스경보기와 마스크를 갖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뒤따르던 박씨와 김씨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지만 가스경보기가 작동하자 곧바로 탈출했다. 밖에서 기다리던 현대그린파워 직원 3명과 대우건설 직원 2명, 대광E&C 소속 1명 등 6명이 양씨를 구하러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이들은 마스크는 모두 착용했지만 가스경보기는 두 명만 휴대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작업장에 LDG(제철전로가스)가 배출되지 않고 남아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LDG는 독성이 강해 소량만 흡입해도 의식을 잃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작업자들이 작업 전에 꼭 해야 할 작업장 내부의 산소 농도 측정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대그린파워와 설비를 만든 대우건설, 대광E&C 관계자 등을 안전관리 책임을 물어 입건할 방침이다.

  한편 현대제철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발전소를 운영하는 현대그린파워가 전력을 생산·판매하는 독자적인 회사로 현대제철과는 직접 연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당진=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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