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잉여 인간」이란 생각 안 갖도록|YMCA주최 신체 장애아를 위한 교육세미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신체활동이 자유스럽지 못하다는 신체적 결함 외에 불구아라는 열등감을 갖고 있어 정신적으로 바르게 자라지 못하기 쉬운 지체부자유아의 문제는 11만여명의 지체부자유 아동과 그 가족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들이 자립할 수 있는 성인으로 자라지 못하면 가족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인력과 경제면에서 그만큼 손실이 되기 마련이다.
YMCA는 27일 하오1시30분 회관 강당에서 소아마비 등의 질병으로 신체에 장애를 가진 아동의 부모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체부자유아의 교육』에 관한 「세미나」를 가졌다. 발표자는 성내운 교수(연세대) 주정일 교수(숙명여대) 장인협 교수(서울대). 지체부자유아를 정상아로 키우려면 특수한 신체적 조건을 고려한 특수교육이 필요하지만, 현재 우리 나라에는 이들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세브란스」병원 안의 소아재활원과 삼육재활원·한국구화학교·명휘원 등이 있는 정도로 특수교육은 거의 방치상태에 있는 실정이다.
이들이 일반학교에 진학하는 경우 체능점수에 특혜를 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러한 배려가 실시된 것도 불과 1∼2년 전이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지체부자유아를 신체기능이 마비되었을 뿐인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잉여인간」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사회에서 몸에 장애를 입고 있는 아동들을 이러한 태도로 대하고 있는 한 불구아를 둔 부모들은 자녀를 사회에 내놓기를 꺼려하고, 따라서 지체부자유아들이 사회에 적응하는 기회는 더욱 좁아지게 된다.
성내운 교수는 지체부자유아를 정상적으로 교육시키기 위해서는 특수아동 교육을 담당할 교사의 훈련, 그리고 특수교육을 뒷받침할 교육정책, 자녀를 과잉보호하여 자녀로 하여금 자신이 쓸모 없는 존재라고 여기지 않도록 하는 학부모의 올바른 태도, 또한 사회의 인정 있는 보호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대부분의 지체부자유아동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을 갖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 그는 따라서 학교교육이 담당할 과제는 학과목에 치중하는 것보다는 생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정교육을 다룬 주정일 교수도 신체장애아동은 자신을 갖는 기본자세만 갖추면 학습이나 예능·체능 등은 몰론 진로문제도 해결되므로 가정에서의 교육은 어린이에게 칭찬을 통해 신념과 의욕을 넣어주는 것으로 족하다고 말했다.
신체 장애아를 비생산적, 무가치한 존재로 생각하는 태도가 사회에서 없어져야 불구아 자녀를 둔 부모들의 열등감이 없어질 것이라고 발표한 장인협 교수는 사회교육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6가지 사항을 제시했다.
①이들의 물리치료를 위해 의료시설을 갖출 것 ②장래의 생활을 위해 직업보도훈련을 맡을 기관을 설립할 것 ③이들의 열등감과 불안감을 씻어줄 심리학자와 「카운슬러」의 도움을 받도록 해 줄 것 ④특수교육을 시킬 것 ⑤수영장 등의 오락시설을 구비할 것 ⑥건물을 지체부자유아들이 불편 없이 쓸 수 있도록 특별히 고려하여 지을 것 등이다. <박금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