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탱크」폭발·「개스」질식 사고|휴일서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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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평년보다 3도 이상 기온이 높았던 18일, 서울시내 영등포구 신길동과 성동구 행당동 두 곳에서 지하「탱크」의 관리부족으로 「개스」사고가 발생, 5명이 숨지고 12명이 중태에 빠졌다. 경찰은 사고원인을 가리기 위해 두 곳「개스」의 발생과정과 「개스」의 종류를 가려주도록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다.
▲18일 하오 2시 25분쯤 서울 성동구 행당동 317 이국일씨(25)의 무허가 마늘종 절임 공장「탱크」에서 폐수를 퍼내던 인부 문수현씨(35·성동구 행당동 328)와 주인 이씨등 4명이「개스」에 중독, 잇달아 질식하면서 숨지고 김재근씨(36·성동구 능동 365)등 2명이 중태에 빠졌다.
이날 함께 작업하던 정해순씨(31)에 따르면 맨 먼저「탱크」속에 들어가 폐수를 「바께쓰」에 퍼 올리던 인부 송병학씨(32)가『머리가 아프다』고해서 「탱크」위에서 「바께쓰」를 받고있던 김씨가 교대, 폐수4「바께쓰」를 퍼 올렸을 때 갑자기 쓰러져 최기준씨(36·성동구 상왕십리동 524의 11)와 문·송씨 등이 김씨를 구하러 들어갔다가 차례로 질식했다.
이 같은 사고소식을 듣고 달려온 주인 이씨와 길을 가던 최중집씨(34·운전사·성동구 행당동 329)등 2명이 이들을 구하러 「탱크」에 뛰어 들었다가 모두 졸도, 이웃 제일이발소종업원 박갑술씨(32)가 물수건으로 「마스크」를 하고 「탱크」에 들어가 모두 밖으로 들어내어 병원으로 옮겼으나 주인 이씨 등 4명은 숨졌다.
사고가난 이「탱크」는 주인 이씨가 지난해 5월에 세운 높이 2.5m, 폭 1.5m 크기의「콘크리트」로 지난 5일 숨진 최기준씨에게 2만원의 대여료를 받고 빌려준 2개 가운데 하나였다.
사고당시 이「탱크」에는 지난해 마늘종을 절이고 남은 폐수가 깊이 50cm가량 차있었는데 다시 마늘종을 절이려고 폐수를 퍼내던 중이었다.
경찰은 시체를 검안한 성동구 하왕십리동 천주병원장 최한균씨의 진단에 따라 1년간 소금과 식초로 혼합됐던 물이 썩으면서 탄산「개스」가 발생, 이「개스」에 질식사한 것이 아닌가보고 정확한 사인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다.
◇사망자 ▲이국일(25·주인·성동구 행당2동 317) ▲최기준(36·성동구 상왕십리동 524의 11) ▲문수현(35·성동구 행당동 328) ▲최중집(34·행인 성동구 행당동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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