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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항 끝에 「지구의 파멸」구출|유엔 인간환경회의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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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5일 개막된 「유엔」인간환경 선언은 중공의 집요한 트집으로 끝까지 난항을 겪었던 「인간 환경선언」을 채택하고 16일 하오(우리나라시간17일 새벽)막이 내려졌다. 「슬로건」은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파멸로부터 구하자는데 있었지만 실제론 처음부터 끝까지 파란이 겹쳤던 「유엔」인간환경회의였다. 그러는 가운데서도 「유엔」에 강력한 환경관리 이사회 등을 새로 마련할 것을 결의했고 환경기금(1억불)을 두기로 했으며 6월5일을 『세계환경 「데이」』로 정하기로 했고 핵실험 금지 결의안 등 인간을 소음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기준과 한계룰 정하자는 권고안을 비롯한 백수십개의 권고안을 채택하는 등 좋은 성과를 올렸다.
「삼림과 호수」의 나라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열린 이 회의는 37억의 인류와 수백만종의 생물이 살고있는 「지구호」라는 우주선을 파멸로부터 구하고 더 나아가서 다음 세대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려는 목적울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동과서, 남과북, 핵 보유국과 비 핵보유국의 대립과 상충이 소용돌이치는 가운데 진행됐다.
동독 불초청을 놓고 금년초부터 27개국 준비위원회에서 말썽을 부리던 소련 등 공산국가들은 개회식직전까지 「유엔」사무총장 등이 간곡히 출석을 권했는데도 끝내 참석을 거부했다. 공산 「블록」에선 단지 중공 「유고」 「루마니아」가 참가됐다.
그 결과 당초 1백30개국이 참가할 것으로 전망됐던 것이 1백14개국으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이 회의가 열리고 있는 「스톡홀름」시내의 한 장소에선 「환경광장」이니 「인민광장」이니 「따이뚱」 「그룹」의 모임이니 하는 것이 열렸다.
수많은 시민단체와 공해환자들이 참가한 모임으로서 순수한 시민의 단결만이 지구를 파멸로부터 구할 수 있다는 것이 그곳에서 나온 외침이었다. 우선 이런저런 것들이 이 회의의 의의를 깎았다. 본회의로 들어서서는 주최국인 「스웨덴」의 「팔메」수상이 일반연설을 통해 미국의 월남전을 맹렬히 비난하여 미국의 유감을 샀다. 「팔메」수상은 「이콜러지」(생태학)와 「제노사이드」(인류소멸)의 두말을 합성한 「이코사이드」라는 신어를 사용하면서 월남전서의 제초제남용 등을 비난했던 것. 그 뒤 북의 선진공업국이 주가 되어 추진해온 이 회의에 대해 남의 개발도상국들이 여전히 이해문제를 들고 일어서기 시작했다.
「탄자니아」는 남 「아프리카」등의 인종 격리정책이야말로 중대한 환경문제라고 외쳤고 「브라질」은 환경보존이란 이름아래 경제개발을 억제하려는 북의 움직임에 절대 반대한다고 표명했다.
우리나라 대표도 선진국의 환경대책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되겠다고 9일 일반 연설을 통해 강조했다. 이런 남북문제를 정치적으로 교묘하게 이용하고 나선 것이 중공이었다. 중공은 이번 회의의 중요골자인 「인간 환경선언」(안) 이 북쪽의 입장에서 만든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난하면서 12개 항목에 걸쳐 자국의 견해를 제시했다. 「인간환경선언」(안)은 원래 27개 준비국이 2년 걸려 마련한 것으로서 전문6조와 23개 원칙으로 이뤄져 있었다. 이 선언안이 나왔을 때부터도 북의 입장만 반영했다고 비난됐었다.
중공은 이 선언안을 폐기하고 새로이 모든 참가국이 참가하는 특별 실무위원회에서 작성하되 그 속에 미국의 월남전 참전문제를 넣고 핵실험 전면금지조항은 빼자고 주장했다.
실무위원회에선 원안을 토대로 27개조의 선언안을 새로 만들었으나 최종일인 16일까지 중공은 미국의 월남전문제 등 삽입을 주장, 난항을 거듭하게 만들었다. 결국 「스트롱」사무국장의 개입으로 25조에 대해 다수결로 채택했다. 이래서 「유엔」인간환경회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가운데 막을 내릴 수 있었다. 파란은 심하게 일어났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이번 회의는 72년을 「지구환경원년」으로 삼을 수 있게 만들 정도로 인간환경문제를 세계적인 중대사로 부각시키는데 성공했다.
「유엔」에 경제 사회이사회와 맞먹는 강력한 환경관리 이사회(54개 이사국)와 환경주정이사회와 기금 1억 「달러」의 환경기금 등 3개 기관이 이번 가을 「유엔」 총회에서 정식으로 결정되도록 결의한 것은 앞으로 이번 회의에 불참한 소련 등까지 참가시켜 환경문제를 세계적으로 다룰 수 있는 길을 텄다.
6월5일을 세계환경 「데이」로 정하여 매넌 이날에 「유엔」기판과 각국 정부가 인간 환경의 보호와 향상을 위해 세계적인 규모의 행동을 일으키기기로 한 것도 기억해 둘만하다. 그리고 천연 재해 경보망 설치안, 지구대기 오염규제를 위한 1백10개소 관측소설치안, 해양오염방지를 위한9개 권고안, 핵실험 금지 촉구결의안 등 백수 십개의 결의안과 「유엔」의 권고안이 채택된 것도 주목할만한 성과라고 평가할 수가 있다.
「야생동물의 수출인에 관한 조약」「과학의 섬 보호 조약」 등 4개 조약은 체결은 안되고 앞으로 체결하기로 합의를 봤지만 멸종돼가는 고래(모두8종·「그린란드」 고래와 큰고래는 멸종직전)를 앞으로 10년간 잡지 말라는 결의안을 채택, 일본과 소련 그리고 우나 리라에 영향을 미치게 했다. 우리나라에선 환경 문제전문가들을 넣지 않고 정부대표들만 참가해 아쉬움을 샀지만, 앞으로 교과목에 환경문제를 넣겠다고 천명하는 등 새로운 자세를 보여 국내서의 앞으로의 귀추에 관심을 모으게 했다. <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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