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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가 여는 미래 … “당신의 생각까지 알아서 찾아준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구글의 빈스 우 크롬 매니저가 화상 회의 기능인 행아웃(hang out)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구글]

국내 대기업의 영업 부서에서 일하는 직장인 김영철(38)씨. 그의 하루는 첨단 정보기술(IT)로 무장된 인터넷 검색엔진과 함께 시작한다. 침대에서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의 검색 엔진으로 날씨와 기온을 확인한다. 어떤 옷을 입을지, 우산을 챙길지 꼼꼼하게 도움을 받는다. 출근 길에 앞서 도로 상황 등을 체크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스마트폰은 길이 꽉 막힌 곳을 피해 어떤 길을 가야 할지에 대한 정보도 척척 제공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날이면 집 근처 정류장의 실시간 버스 환승 정보가 스마트폰 화면에 쫙 뜬다.

 회사에 도착한 오전 9시부터는 클라우드 서비스인 ‘구글 드라이브’에 저장돼 있는 문서를 다른 팀원들과 동시에 보면서 작업을 시작한다. 오전 11시가 되자 그의 스마트폰에선 알람이 울린다. 서울 강남에서 거래처 사람과 잡아놓은 약속시간에 맞추려면 지금 나가야 한다는 알림이다. 약속 장소까지 걸리는 시간이나 실시간 교통 상황 등을 계산해 스마트폰이 출발해야 할 시간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다. 점심 장소도 스마트폰의 도움을 받아 찾았다. 간밤 숙취로 속이 좋지 않았던 김씨. 스마트폰 검색창에 ‘북어국’이란 단어를 입력하자 근처에 있는 북어국집이 어디에 있는지 이름과 위치부터 식당 내부 사진까지 나온다.

 식사를 마친 김씨가 구글의 ‘주변탐색(explore)’ 기능을 사용하자 현재 위치 주변의 맛집은 물론 카페·술집에서 문화·쇼핑 공간 등의 정보가 화면에 떠올랐다. 검색에 걸린 시간은 채 5초가 되지 않는다.

 오후엔 같은 팀 직원들과 회의가 있다. 하지만 사무실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 ‘행아웃’과 같은 화상 대화 기능을 통해 노트북과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만으로 전 세계 어디에 있더라도 원하는 이들과 원격으로 화상회의를 할 수 있어서다. 퇴근 후에는 아이의 세계사 숙제를 도와줄 생각이다. 숙제는 세계의 고대 유적들을 찾아 관련 내용을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란다. ‘구글문화연구원(google cultural institute)’이나 ‘스트리트 뷰’ 기능을 활용하니 해외 유명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지 않고도 전 세계 250여 곳의 미술관과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4만 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거뜬히 해결할 수 있었다.

 오후 11시30분 잠자리에 들기 전엔 전자책(e-book)을 읽어보려고 스마트폰을 다시 켰다. 사무실 컴퓨터로 내려받아 놓은 책을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집으로 불러와 침대에 누워서도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다.

 김씨의 사례는 현재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이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첨단 기술의 일부다. 모바일 기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와 검색엔진으로 유명한 구글이지만 최근 검색에서 파생된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이처럼 생활과 밀접한 기능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화산창의문화지구(Huashan Creative Park)에서 ‘구글과 함께하는 하루(a day with Google)’란 행사가 열린 것도 이 같은 기능들이 구현하는 첨단 생활상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미국 뉴욕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 행사는 한국과 일본·홍콩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기자 80여 명이 참석해 구글이 서비스하고 있는 다양한 기능을 체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도쿠세이 겐타로 구글 이사는 “아시아가 구글에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며 “아시아는 라틴문자를 쓰는 미국이나 유럽권과는 달리 검색시장에서 구글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발전의 여지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표 참조>

 이날 행사의 대미는 구글의 검색 능력이었다. 구글의 전체 매출 중 80%가량이 검색 기능에서 파생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음성에서 이미지까지 뭐든지 찾아준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이미지 검색과 음성 검색. 이미지 검색은 검색창에 사진과 같은 이미지를 선택해 넣으면 비슷한 이미지들을 찾아서 보여주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자기가 예전에 찍었던 사진 속의 인물 얼굴과 비슷한 이미지의 사진까지도 인터넷상에서 모두 찾아준다.

 음성 검색은 몸이 불편한 장애인도 쉽게 활용할 수 있다. 아직 한글 음성 검색의 경우 영어보다는 정확성이 다소 떨어지는 게 약점이다. 말할 때 영어 단어를 섞어 쓰거나 원래 의미와 다른 의미로 단어를 쓰는 일이 많은 한국어의 특성상 이를 정확하게 처리하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예를 들어 ‘투에니원’이라는 음성 검색을 실행하면 숫자 21보다는 가수 ‘2NE1’을 보여줘야 하는 게 어렵다. 이를 위해 구글은 한국어 웹페이지와 문헌 자료를 연구하는 것은 물론 한국인 성우들을 고용해 한국어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적인 사용 행태를 연구하고 있다.

 음성 검색 서비스는 워낙 편리하기 때문에 경쟁업체들도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고 있는 분야다. 네이버도 최근 음성인식 전문 중소기업을 인수한 데 이어 ‘네이버랩스’란 기술 개발 조직을 꾸려놓고 음성인식과 음성합성 관련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

 사용자가 묻기 전에 정보를 알아서 찾아주는 서비스도 있다. ‘구글 나우’가 대표적이다. 일종의 ‘개인 비서’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구글 나우는 여행이나 출장 중에 유용하다. 여행 장소가 바뀌면 여행지 주변의 식당을 알아서 추천해주거나 현지 기후, 교통 및 환승 방법, 다음 스케줄 등을 줄줄이 알려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현재 한국어로는 15가지 기능이 지원된다.

 식당에서 메뉴를 읽지 못한다고 고민할 필요도 없다. 메뉴판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은 뒤 번역을 원하는 문장 위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미는 것(슬라이드)만으로 번역돼 나오기 때문이다. 꼭 가봐야 할 관광지를 추천해주는 기능도 있다.

 나빌 나디 구글 프로덕트 매니저는 “궁극적으로는 검색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지고 사용자별로 검색 맥락을 파악해 묻기도 전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똑똑한 조력자(smart assistant)’가 검색의 미래가 될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구글 나우의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현실로 파고 든 클라우드 오피스
콘텐트를 원격으로 활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무실 환경에 구현한 클라우드 오피스도 현실이 되고 있다. 클라우드 오피스에선 기존 소프트웨어와 달리 PC에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출장 때면 작업하던 문서를 이동저장장치(USB)에 담아 가지고 가서 일 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 열린 것이다.

 구글이 이번 행사에서 자랑한 주요 서비스 중 하나도 클라우드 오피스인 ‘구글 드라이브’였다. 구글은 소셜네트워크인 구글+와 구글 드라이브를 중심으로 기능과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구글 드라이브의 가장 큰 특징은 ‘동료와 협업’. 자신이 작업하던 문서를 다른 지역에 있는 동료가 이를 보고 얼마든지 수정을 가할 수 있다.

 업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달 초 자사 기존 제품의 클라우드 버전인 ‘MS오피스 365’에 구글과 비슷한 협업 기능을 추가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구글에 도전장을 던졌다. 네이버도 중소기업용 클라우드 오피스 서비스인 ‘네이버 웍스’를 올해 초 출시해 놓고 이들 글로벌 기업에 맞서고 있다.

 구글의 빈스 우 크롬 OS 프로덕트 매니저는 “클라우드 오피스 보급이 본격화하면 장소나 시간에 관계없이 어디서든 원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베이=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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