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군 장병들 사단장 버리고 변장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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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사이공1일AFP합동】월남최북단성도 「쾅트리」시(비무장지대 30km 남방)가 월맹군대공세가 시작된 지 33일만인 1일 「티우」대통령의 사수령에도 불구하고 월남군 제3사단장병이 사단장 「보·반·지아이」장군을 버려둔 채 도주함으로써 아무 저항 없이 월맹군 수중에 들어가고 말았다. 월남전사상 성도가 함락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3대의 대형미군수송「헬리콥터」가 맹렬한 공산군지상포화의 탄막을 뚫고 이날 하오 4시 「쾅트리」시내에 착륙했을 때 수비하던 월남군 제3사단장병의 자취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들의 대부분은 민간복장으로 갈아입고 무기와 장비를 버린 채 피난민의 대열에 끼어 남으로 도주했다.
탈출을 앞두고 미군고문들이 그들의 장비와 기밀문서들을 모두 소각한 뒤 「지아이」장군의 사단본부에 달려 가보니 장군은 시 남쪽 수비전선을 시찰하러 나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휘하 장병들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아 거의 장군혼자 외로이 남아있었던 것 같다.
장군이 돌아오자 미군장교들은 일제히 차려 자세를 취하고 경례함으로써 그의 용기에 무언의 경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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