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월남의 「 피의 능선」 안케 전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안케=신상갑 특파원】「 안케」 협로를 탈환하기 위한 24일의 공격전에서는 맹호사단 포병 부대의 역할이 컸다. 적의 포 진지 20개를 포착하여 우리 포병 진지 한 개가 적 포병 진지 하나를 각각 맡아 각개 격파 전략을 효과적으로 전개했다.
이세호 사령관은 638고지와 524고지는 우군의 피와 적군의 피가 흙과 모래를 붉게 물들였다는 점에서 이 고지를 『피의 능선』이라고 명명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고 처절을 극했던 이 고지 탈환 전투를 회상했다.
638고지와 524고지를 완전히 탈환한 다음날인 24일부터 비가 쏟아졌다면서 맹호 사단장 정득만 장군은 하늘에 감사했다. 구름이 끼거나 비가 오는 날은 공중폭격이 잘 안되어 작전에 지장이 많다고 독실한 「크리스찬」인 정 장군은 감격해 했다. 「사이공」에 있는 연합 교회 「김상우 목사」는 이 작전에서 수고한 장병들을 위해 24일 주월 한국군 행정 담당 부사령관 윤흥정 장군에게 3백 65「달러」의 성금을 전달했다.
638고지와 524고지를 탈환하는데 수훈의 공적을 세운 7인의 특공 결사대는 이 작전의 영웅들이다.
기갑 연대 4중대장 박영희 대위의 부하들인 7명의 특공 결사대는 적이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24일 새벽 4시 40분 공격 예비 포격 없이 행동을 개시했다.
7인 특공대는 이무표 중위를 조장으로 하고 정금수 하사, 이기태 하사, 이찬희 하사, 신준태 병장, 이상복 상병, 최강호 1병으로 짜여져 있었다.
이날 아침 7시 30분 638고지의 마지막 적의 거점에 육박, 적의 교통호를 사이에 두고 수류탄 투척과 백병전으로 격전을 벌였다.
적의 「로킷」포탄·수류탄·구경 51mm의 기관포탄·「아카보」소총탄 등이 계속 날아왔다. 특공대는 적의 최후의 본거지를 점령하고 사방에 산재해 있는 적의 「벙커」에 강력한 「개스」탄을 퍼부어 「벙커」를 못쓰게 하는 작전을 썼다.
27개의 적 「벙커」 내부와 그 주변을 탐색한 결과 1백 70여 구의 일그러진 적 시체를 확인했다.
기선을 잡은 7명의 특공대의 작전이 주효했으며 결정적인 위기는 없었다.
길이 6백m, 너비 2백m의 능선으로 된 고지 일대에 적 교통호가 꼬불꼬불 패어 있었는데 이 특공대가 「벙커」에 첫발을 들여놓았을 때도 적의 524고지는 638고지를 원호하는 역할을 했다. 이어 제4중대가 서쪽으로 우회하는 행동을 개시했다.
이 사이 특공대를 지원하는 제9중대는 524고지에서 적과 첫 접전을 했다.
제4중대 제3소대가 특공대로 첫 공격을 했으며 이 공격이 주효해 아군 병력 총 5개 중대가 일제 공격, 4월 24일 아침 7시에 638고지의 적 최후의 요새를 탈취하고 이날 아침 7시 30분에는 적의 524고지를 각각 탈취했다.
적은 마지막 거점을 아군에게 빼앗긴 나머지 조금 전만 해도 그들의 거점이었던 곳에 이른바 진내사격을 하고 있어 계속 적탄이 날아오고 있다. 아군의 이 작전으로 적은 1개 대대의 병력을 잃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남아 있는 약 1개 대대 병력의 적을 소탕하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