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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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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봄이 되면 들·냇가·논두렁 등 도처에서 독특한 향기를 풍기는 쑥은 봄과 고향과 어린 시절을 상기시키는 우리 나라 고유의 나물이다.
봄철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쑥은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초로 「비타민」A의 보고라고 불릴 만큼 「비타민」A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는 「알칼리」성 식품이다.
쑥 1백g 중에는 「비타민」A가 무려 7천IU(국제단위)나 들어있다.
성인의 경우 「비타민」A의 필요량은 하루에 5천IU이다.
「비타민」A는 밤소경(야맹증)을 예방하고 각종세균 감염에 대한 인체의 저항을 높여준다.
어린이들에게 「비타민」A의 공급이 불충분하게되면 밤눈이 어두워질 뿐만 아니라 눈의 각막세포가 영구히 손상을 입고 전신에 감염이 잘 일어나 자칫 생명을 잃기도 한다.
따라서 한창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적당량의 「비타민」A를 공급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쑥은 퍽 우수한 식품임에 틀림없다.
또 쑥에는 피부미용에 특효를 발휘하는 「비타민」C도 70mg%나 들어있다. 감기와 「비타민」C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직 학계에서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많은 학자들은 여전히「비타민」C가 감기의 예방과 치료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영양학자들은 감기가 기승을 부리는 환절기에 쑥과 같은 나물을 많이 먹도록 권장한다.
이밖에 쑥에는 치아와 골격형성의 기본물질인 「칼슘」이 1백50mg%나 함유되어 있다.
봄철에는 연한 잎을 따서 뜨거운 불로 데쳐 떫은맛을 빼고 쌀에 섞어 떡을 빚기도 하고 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기름에 튀기거나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하고 향기가 좋기 때문에 밥에 얹어 쑥밥을 해 먹기도 한다.
특히 쑥의 연한 잎을 말려서 찐 다음 즙을 만들어서 마시면 위장을 튼튼히 하고 소와 흡수를 촉진시킨다고 해서 예부터 쑥은 건위제로 유명하다. 한편 지방에 따라서는 쑥이 액운을 없앤다고 해서 단오날(단오절)에 창포와 함께 쑥을 지붕에 얹어놓는다거나 목욕탕에 넣고 목욕하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다. 아마도 이와 같은 풍습은 쑥의 독특한 향기 때문에 비롯되지 않았나 추측된다.
실제로 초여름에 쑥을 줄기째 따 가지고 말렸다가 여름철 모기향으로 사용하면 훌륭한 효과를 발휘한다.
한의사들은 쑥을 식품보다는 오히려 약초로 꼽는다.
즉 쑥은 위장을 튼튼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천식에도 뛰어난 약효를 나타낸다는 것.
쑥은 뜸질에 사용되기도 한다.
쑥에는 약간 독한 맛이 있기 때문에 식품으로 사용할 때는 쑥을 삶아서 하룻밤쯤 물에다 담가두도록 한다. 이를 말려서 보관해두면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 <김영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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