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아주 결제동맹 구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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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조동오 특파원】중공의 유엔 가입, 미-중공 접근 등으로 중공의 국제경제 무대등장이 현실화하는 한편 영국이 EC에 가입하는 등 세계경제의 다극화 현상이 본격화하자 일본은 동남아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아시아 결제동맹(APU)을 구상하는가 하면 EC(구주공동체)도 동남아 진출 계획을 구체화하는 등 아시아를 무대로 한 주요 국들의 각축이 격화하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의 일본 신문보도에 따르면 중공은 4월 13일부터 칠레에서 열리는 제3차 UNCTAD(유엔 무역개발회의) 총회에서 선진국의 대 개발도상국 원조문제를 놓고 공세를 벌이는 인기작전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에 대처하기 위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후 발 개발도상국(LLDC)에 대한 원조의 90%를 증여방식으로 한다고 결정, 기선을 제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경제전쟁의 초점이 아시아로 쏠리자 일본 통산성은 아시아 결제동맹을 구성, 무역확대를 기하는 한편 엔화 경제권 설립구상을 구체화해 가고 있다.
일본이 이처럼 종전의 소극적 태도에서 적극공세로 전환한 것은 EC가 ASEAN(동남아제국연합=인도 태국 마래 싱가포르 필리핀)과 접촉, 확대 EC가 발족하는 73년부터 경제협력상설기구를 설치, 미-일의 기존거점에 파고드는 계획이 구체화하고 있는데 자극을 받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밖에도 일본은 약 1백59억불에 달하는 보유 외화를 효과적으로 활용키 위해 외화를 자국기업에 대여, 대외투자를 뒷받침함으로써 해외자원 개발과 대 개발도상국 협력증진 등을 모색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또한 미국 자본은 EC가 아시아에 진출, 미군철수로 인한 대미 의존도 감소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에 대항하여 자본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따라서 대 미-일 의존도가 높았던 아시아 지역이 앞으로는 세계경제력의 다극화 영향을 받아 한층 복잡한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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