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고속버스, 비행기 "무엇을 타고 갈까"-즐겁고 경제적인 여행을 위한 「가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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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여행하기에 좋은 계절이 온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주말여행 후보지도 많이 추가되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서울∼부산을 하루 여행「코스」로 즐길 수도 있게 됐다.
『무엇을 타고 갈까』하는 선택은 여행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조건이 된다. 상상만으로 즐거워지는 교통기관이 있고 이름만 들어도 찡그려지는 것이 있다. 모든 물가가 오른 요즘에는 교통비의 차이에도 신경을 쓰게된다.
기차와 덜컹거리는 시외「버스」에만 의존하던 시절이 가고 고속「버스」가 등장했을 때 대부분의 승객들은 고속「버스」쪽으로 몰려들었었다. 역에 가서 표를 사고 줄을 서 개찰을 하고 붐비는 사람들과 같은 차를 타야하는 번거롭고 지리한 여행대신 승객들은 경쾌한 고속「버스」여행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철도청은 타격을 받았고 『마음 가벼운 여행에 대한 사람들의 집착은 더욱 뚜렷해져갔다.
그러나 지난 2월1일 고속「버스」값이 뛰어 오르고 나서 고속「버스」의 인기는 주춤해진 것 같다. 따져 볼만한 차이가 기차 값과의 비교에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무조건 한 교통기관에 습관이 되어버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여행을 즐기고 자주하는 사람일수록 모든 교통기관의 장단점을 자주 알아보고 골고루 이용해 볼 필요가 있다.
시간과 돈은 여행「스케줄」을 세우는데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그리고 그 두 가지는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못했던 옛날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요즘은 매우 신축성 있게 처리할 수 있다.
서울∼부산을 가장 빨리 가려면 비행기로 1시간에 갈 수 있고 요금은 4천2백원이다. 가장 싸게 가려면 그15%밖에 안 되는 6백80원으로 완행열차를 탈 수 있지만 11시간이나 걸려야한다. 그 사이에는 특급·보통 특급·고속「버스」동 시간과 요금이 각각 다른 교통기관들이 많이 있다.
고속「버스」는 시내 곳곳에 「터미널」이 있고, 배차 간격이 짧아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좋고, 시간이 절약되고, 깨끗하고 경쾌한 여행 기분을 갖게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일단 발차하면 차안에서 움직일 수가 없으므로 오래 한자리에 앉기 힘들어하는 사람이나 왔다갔다 하고싶은 어린아이들에게는 고통의 여행이 된다.
기차는 비교적 값이 싸고 차안에서의 운동이 자유롭고 고속「버스」가 생긴 이후에는 지나치게 사람이 붐비지 않고 안정성이 있는 등의 장점이 있으나 일부러 역까지 나가야하며 역주변이 가지고 있는 오랜 인상 때문에 심리적인 압박을 주는 단점이 있다. 오래 기차를 타 보지 않은 사람들은 냄새나고 시간 안 지키고 춥거나 덥던 「서비스」영점의 기차 속을 생각해내고 머리를 내젓기도 한다.
비행기에 대해서는 아직도 손쉽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행계획에서 비행기 이용을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많은 종류의 교통기관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어렴풋한 고정 관념들은 실리적이고 정확한 지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완행열차로 11시간을 달려간 후 결국 하룻밤 더 묵게 된다거나 고속「버스」만을 생각한 나머지 예산에 무리를 하게된다거나 하는 일들은 어리석다고 볼 수 있다. 무엇을 타면 시간과 돈이 어느 정도의 득실을 갖게되는지 정확하고 경제적인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 <장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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