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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스토리 융합해야 취업 벽 넘을 수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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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2등은 기억되지 않는다’는 광고를 만들었지만, 정작 저는 중·고교, 대학 모두 2차로 간 ‘잊혀진 2등’이었습니다. 5년간 애써서 일본 광고회사에 연수를 갔는데 출근 첫날 산업스파이로 몰렸지요. 한 달 동안 7㎏이 빠지도록 매일 안내데스크 앞에 쪼그리고 앉아 버티다가 응급실에 실려가고서야 연수를 허락받았습니다.”

 13일 오후 7시30분 대구 경북대 대강당. 제일기획 임대기(57·사진) 사장이 2200여 명의 대학생 앞에서 “스펙과 스토리텔링을 결합하는 예를 보여주겠다”며 자신의 실패담을 거침없이 ‘이야기’로 엮어냈다. 젊은이를 대상으로 사회 저명 인사들이 강연을 하는 삼성그룹의 토크콘서트 ‘열정락서 시즌5’에서다.

 임 사장은 “스펙에서는 실패와 고난이 마이너스지만 스토리에서는 능력과 가능성을 드러낼 수 있어서 플러스”라며 “세상에 도전하려면 스펙과 함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텔링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사과를 같은 가격에 팔아도 ‘싸고 맛있는 꿀사과’라고 팔 때보다 ‘사랑이 이루어지는 커플 사과’라고 하자 6배나 더 팔렸다”며 “이것이 바로 스토리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임 사장은 인기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 영상을 보여준 뒤 “진격의 청춘 앞에는 2중으로 된 벽이 놓여 있다”며 “취업의 벽을 넘어도, 1년 내 퇴사율이 32%나 될 정도로 회사 생활의 벽이 또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고민을 얘기해도 방법은 알려주지 않고 당연한 대답만 하는 어른들과의 대화의 벽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벽을 넘으려면 세상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며 “한 가지도 갖추기 어렵지만 전문성과 다른 영역의 이해를 동시에 갖추는 등 두 가지를 결합하는 ‘융합’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격의 청춘이 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무기는 스펙과 스토리의 입체 기동”이라고 역설했다. 애니메이션에서 군인이 거인과 싸울 때 줄에 매달려서 날아다닐 수 있도록 하는 입체기동 장치에 빗댄 것이다. 임 사장은 “취업 때 스펙은 입사시험장에 들어가는 출입증일 뿐”이라며 “스펙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가능성을 스토리텔링을 통해 드러내라”고 강조했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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