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도시「다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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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다카」로부터 38㎝떨어진 요충「코밀라」가 인 군에 점령됨으로써 인도군의 점령을 목전에 두고있는 동「파키스탄」 최대의 도시「다카」시는 죽음의 도시로 화하고 있다.
공군력까지 동원된 전면전으로 발전한 인·「파」전의 귀추를 좌우할 요인 가운데 중요한 열쇠의 하나인「다카」의 지배권쟁탈을 위한 사투가「다카」주변에서 전개되고 있다.
인·「파」분쟁의 직접적인 유인이었던「벵글라데쉬」운동 기구의 사활이 인·「파」전 귀추의 중요한 요인인 만큼, 그것이 소재 하는「다카」시의쟁탈에 인·「파」쌍방이 사력을 다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카」시는 4일부터 이미 외출금지령과 함께 완전 등화관제가 시행되고 시내에는 어린애 하나 보이지 않는 공포의 도시로 화한 것이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공습경보「사이렌」과함께 대공포화 진지에서는 몇 백발의 고사포·기관총탄이 발사되고, 인 군기와「파키스탄」의「세이버·제트」기간의 공중전이 벌어진다. 고사포의 연막으로 하늘은 가려지고 엄청난 폭발음이 땅을 뒤흔든다.「다카」시는 그야말로「공포·흥분·기대·불안」의 착잡하고 이상한 분위기 속에 잠겨 있다. 이따금 아침에 외출금지령해제가 방송으로 보도되어도 거리에 나오는 사람은 없다.
인기의 공습이 없는 날 밤에도 밤이면 시내 각지에서 폭발음이 요란하다.「게릴라」들의 파괴활동의 소리도 있겠으나 그것만은 아닌 모양이다.
현재「다카」의 서「파키스탄」지배자들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지난3월의 대학살에 대한 보복의 집념에 불타는「벵골」인들이 일제히 봉기하는 공포이다.
「벵글라데쉬」해방방송은「히스테릭」한 목소리로『우리는 조국 해방 전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미 광대한 지역을 지배하고 있다.「다카」「치타공」해방의 날도 멀지 않았다』고 선동한다. 1백20만「다카」시민의 백%가까이 가 공공연히 듣고있는 이 지하방송이 미치는 심리적 영향은 헤아릴 수 없이 크다. 이따금「벵글라데쉬」해방군과 서「파키스탄」군 사이에 치열한 지상전투가 벌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다카」시민들 사이에는『해방군입성』의 기대가 팽배하기도 한다.
이번 인·「파」전의 특징은 인도대륙의 거의 전역에 걸쳐 주요도시나 기지 등에 대한 쌍방의 공중공격이다. 이 공중공격도 시설파괴에 중점이 놓여진 징후는 없고 심리적인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서「파키스탄」으로 확대한 지상전에도 기본적으로는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인도로서는 인도자신의문제로 화한「벵글라데쉬」문제 타개에 결말을 짓기 위해, 대국의 개입도 시기를 놓친 현재로서는 동「파」내에「벵글라데쉬」국가를 건설하는 것밖에는 선택의 여지는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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