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자유구역 송악지구 문닫을 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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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황해경제자유구역 송악지구가 중국계 기업이 투자 약속을 어겨 해제 위기에 놓였다. 송악지구(601만7000㎡)는 사업비 1조8993억원을 들여 철강산업·메디컬 클러스터, 국제업무타운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7일 충남도에 따르면 중국 A기업은 최종 시한인 지난달 31일까지 16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지만 경제 악화와 기업 부실 등의 이유로 이를 지키지 못했다. 송악지구에 투자제안서를 제출한 중국계 기업은 지난 9월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확약서를 체결해 당진 테크노폴리스(TP) 인수와 국내 자본 160억원 증자를 조건으로 예비사업 시행사로 선정됐다.

 그러나 당진 TP 인수(4억여원)는 성공했지만, 최종 조건인 160억원 증자는 최종 기한인 지난달 31일까지 이행하지 못했다. 이 바람에 송악지구는 사실상 지구 해제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년 8월이면 일몰제로 지구 해제가 불가피한 송악지구에 덤벼들 기업이 없는 데다, 지역 주민들이 재산권을 행사하지도 못하면서 지구 해제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송악지구 부곡지역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송악지구 지정으로 개발은 물론 매매도 안 되는 등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해 주민들의 피해가 눈덩이로 늘어나고 있다”며 “황해청과 충남도는 하루빨리 지구 지정을 해제”하라고 촉구했다. 황해청 관계자는 “투자를 하겠다는 기업도 없는 데다 주민들도 지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달 말에 송악지구에 대한 상황을 충남도에 보고하고 중앙정부의 심사를 통해 지구 해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해경제자유구역은 지식창조형 경제특구 개발 및 대(對)중국 수출입 전진기지 육성이라는 목표로 충남과 경기지역 1582만655㎡(479만 평)를 공동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2020년까지 총 사업비 4조7615억원(충남 2조6017억원, 경기 2조1598억원)을 투자해 첨단산업 기능과 국제 물류 기능을 중점 개발할 계획이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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